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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민중당 등의 선거제도 개혁 요구: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연합정당 허용하라

6·30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동당은 정치제도 개혁 홍보전을 벌였다.

주요 내용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소수 정당의 의회 진입 장벽 해제, 선거연합정당 허용 등이었다.

현행 선거제도 하에서는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가 제대로 의회(국회든 지방의회든)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나마 2002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전체 의석수의 적은 일부만을(국회는 의원정수의 14.3퍼센트인 43석, 각 지방의회는 9.1퍼센트) 할당한다.

그래서 2012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새누리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큰 혜택을 봤다. 지역구든 비례든 그 당들은 자신이 실제로 얻은 득표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진보정당들은 매번 손해를 봤다. 가령 100퍼센트 비례대표제라면, 민주노동당(2004)이나 통합진보당(2012)은 원내교섭단체(국회의원 20석)를 만들고도 의원이 열 명 넘게 남았을 것이다. 정의당(2016)도 원내교섭단체 되는 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비례대표 확대는 진보진영의 오랜 요구였다. 물론 기성 정당들은 이를 반대해 왔다.

지난해 노동당, 녹색당, 민중당 등이 꾸린 “정치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제정당 연석회의”는 그동안 전국 단위 100퍼센트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요구하고 캠페인을 벌였다.

좀 더 주목할 만한 것은 선거연합정당 허용 요구다. 선거 시기에 한정해 각 정당과 정치세력들의 연합을 하나의 정당으로 등록 가능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법으로는 금지돼 있다.

사실 이 선거연합정당 아이디어는 노동자연대가 여러 해 전부터 제기해 온 것이다. 노동자연대는 2016년 민주노총 정치방침 대의원대회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바 있다.

ⓒ출처 노동당

전에는 진보정당들이 부정적이었다. 선거법 때문이기도 했지만, 각자의 이해관계 불일치가 더 컸다. 당시로선 가장 규모가 컸던 자민통계는 통합된 정당이라는 대안을 고수했다. 이는 독자성을 중시해 온 옛 진보신당, 그리고 노동당이나 자민통계와 통합진보당에서 분리한 진보정의당, 또한 정의당이 진보 통합에 소극적이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일터와 거리에서 투쟁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는 해도, 선거 시기에는 강력한 진보 염원이 모이도록 초점을 제공할 필요도 있다.

여전히 자유한국당은 개혁과 평화 염원에 역행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들에 대한 반감 덕분에 선거적 이득을 보지만 그 실체는 노골적인 친자본주의 개혁에 불과하다. 때마침 문재인 정부는 우회전하며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노동자 투쟁이 성장할 조짐이 있고, 최근의 전국 선거들에서 진보·좌파의 득표도 꾸준히 성장했다. 한 달 전 지방선거에서도 그랬다.

다음의 전국적인 선거에서 노동운동에 기반을 둔 정당(정치조직)들이 연합해 선거적 대안을 내놓는 게 좋을 것이다. 물론 현실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세계적 경제 침체 상황에서 진보와 개혁의 성격에 대한 태도, 북한과 안보 위기에 대한 태도 등에서 진보·좌파 세력 안에서 정치적 차이는 더 깊어졌다. 최근 선거들을 보면 노동자들과 진보 염원층에서 정의당에 표를 몰아주는 현상이 굳어지는 듯하다. 물론 정의당이 너무 온건하다는 불만도 이들에게서 감지된다. 같은 이유로 정의당에 투표하지 않는 진보 염원 대중도 적지 않다.

이런 조건에서 하나의 단일 정당이라는 프로젝트는 더는 유용하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각자 강령과 조직을 유지하면서, 선거에서 합의 가능한 개혁 공약 묶음과 노동운동 활동가들의 지지를 중심으로 선거 연합을 형성하는 것도 유용하다.

사실, 노동당은 예로부터 좌파의 독자성을 내세워 진보측 선거연합 정당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노동당이 선거연합정당을 도입하자는 입장을 취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고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