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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개 이주·인권·노동 단체 기자회견:
“예멘 난민에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

7월 12일 청와대 앞에서 ‘제주 예멘 난민에게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이주·인권·노동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은 경기이주공대위, 난민네트워크, 대경이주연대회의,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공동행동,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한 부울경 공대위, 이주배경아동청소년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 이주인권연대, 제주난민 인권을 위한 범도민 위원회가 공동 주최했다. 이 연대체들에 소속된 단체들은 165곳에 이른다. 난민을 환영하는 사람들도 상당한 것이다.

난민네트워크, 이주공동행동 등 160여 개 이주·인권·노동단체가 12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제주 예멘 난민에게 혐오가 아니라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미진

또한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정부의 열악한 지원과 험난한 심사 과정에 항의하고 있는 이집트 난민 신청자들이 참가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난민을 환영하며 강제 송환요구 중단, 난민 인정을 더 어렵게 하려는 난민법 개정 반대, 예멘 난민의 출도 제한 해제와 신속한 절차를 거쳐 난민 지위를 부여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한 난민·무슬림 혐오 선동에 맞서기를 촉구하며 난민에 대한 지지와 연대 확대를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여성 예멘 난민 인정자가 쓴 ‘한국 사회에 보내는 메시지’가 대독됐다. 그녀는 전쟁으로 파괴된 예멘의 실상을 전하며 환대와 관용을 요청했다.

“예멘은 여자와 아이들은 물론이고 남자들에게도 안전하지 못한 곳입니다. … 우리는 잠을 잘 수도 없었고 무엇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예멘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이 이렇습니다. 폭격. 살인. 아이들의 울음소리. 엄마들의 울음소리.

“저는 한국 사람들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 예멘 난민들에게도 환대와 관용을 보여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쉽게 돈 벌러 온 ‘가짜 난민’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예멘 난민이 전쟁 난민인지 불법취업 난민인지 [묻는] 여론조사 결과가 모 신문에 실렸다. 질문 자체가 문제가 있다. [예멘 난민들은] 내전을 피해서 왔지만 생계를 위해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이주노동자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예멘 난민들을 우리 사회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브로커를 이용하는 ‘가짜 난민’이라는 주장에 대해 우삼열 충남인권조례폐지반대위원회 위원장은 난민들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과연 난민 브로커가 판치는 게 문제인가? 난민인 사람이 제대로 심사를 받지 못하고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해서 고통받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오기 위해서 도망쳐 나오는 사람들도 브로커를 이용하기도 한다. …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이들의 특수성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무비자 입국 금지 등 난민 유입을 차단하려는 것이야 말로 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비용을 대며 브로커의 도움을 구하고 더 위험한 경로를 선택하게 하는 원인이다.

그런데 법무부는 지난 29일 제주 예멘 난민신청 관련 향후 대응방안으로 난민법 개정을 내놓았다. 난민 신청을 더 어렵게 하는 내용이다. 이런 대응은 ‘가짜 난민’ 논리 등 난민에 대한 혐오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효과를 낼 것이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지금도 까다로운 난민법을 더는 [까다롭게] 개정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정부는 예멘 난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앞으로 한국 사회의 모든 난민 이주민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후 청와대에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미진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과 이집트 출신 난민 신청자 등 국내 이주민들도 예멘 난민 방어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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