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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사법부는 다를까?:
적폐 옹호하는 신임 대법관 이동원

8월 2일 이동원을 포함해 대법관 3명이 새로 취임했다. 전체 대법관 14명 중 문재인이 임명한 대법관이 절반을 넘어서면서, “사법부 주류가 교체”돼 우파 정부의 사법부와는 다를 거라는 기대도 일각에서 나온다. 노동자 변론을 주로 해 온 김선수 대법관에 대한 기대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신임 대법관들 중엔 이동원처럼 매우 우파적인 인물도 포함돼 있다. 당장에 자유한국당 등 보수 야당 의원들이 이동원을 두고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다”고 호평했다.

이동원은 서울고등법원 부장 판사 시절에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동의하며 2016년 4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낸 지위 확인 소송 항소를 기각해 의원직 상실을 확정했다. 이동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와, 이 결정을 자신의 “자랑스러운 판결”로 꼽았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해산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자, 이 나라 민주주의의 수준이 저열하다는 것을 보여 준 사건이었다. 더군다나 이 사건은 양승태 사법부의 대표적 재판 거래 대상이었기도 하다. 그래서 진보당 전 의원들은 재판 거래 의혹 규명을 위해 이동원을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2017년에도 이동원은 박근혜 정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미동포 신은미 씨를 강제 퇴거시킨 것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신은미 씨는 어느 토크 콘서트에서 자신의 북한 여행 경험을 낭만적으로 묘사했을 뿐인데 말이다. 북한에 대한 입장은 토론할 문제로 이를 법적 단죄 대상으로 삼는 것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기도 했다.

이동원은 “법 자체에 문제가 있 … 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가보안법의 존치를 지지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사상 단속법으로 계급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돼 왔고, 자의적 해석을 필연적으로 수반한다(특히 7조).

이동원은 여성과 성소수자 쟁점에서도 우파적 입장이다. 그는 인사 청문회에서 “태아가 잉태되면,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 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하고, “군대 내에서 성소수자가 군기를 흐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낙태죄와 군대 내 동성애 처벌법(군형법 92의 6)에 대해지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몸의 일부인 태아에게 있지도 않은 권리를 들먹이며 출산을 강요하는 것은 여성을 독립적인 인격체로 보지 않는 소치다. 또 군형법 92의 6은 군대 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매우 차별적인 악법이다.

이동원 임명은 문재인 정부가 사법 적폐 청산에 별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는 한 표지이다. 당장에 양승태 사법 농단의 핵심인 법원행정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거듭 기각됐다. 김명수 대법원장 하에서도 휴일근무수당 중복할증 불인정 판결이 나오는 등 기업주들의 책임을 면해주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다른 “개혁”과 마찬가지로 “사법 개혁”도 소리만 요란하다가 우경화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