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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알렉스 캘리니코스, 책갈피):
새 번역으로 찾아온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입문서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 새번역》,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 이수현 옮김, 책갈피, 2018, 15000원

올해는 카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이다. 이를 기념해 한국에서도 마르크스 관련 서적이 수십 권 출간됐고 이미 출간돼 있는 마르크스 관련 서적도 꽤 많다. 마르크스주의를 탐구하기 위해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할까?

영국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크리스 하먼(1942~2009)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대해 알고 싶으면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탁월한 저작인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을 보라!”고 단언한 바 있다. 《마르크스, 자본주의 비밀을 밝히다》(책갈피, 2010)의 저자 조셉 추나라는 이 책을 “단연코 최고의 마르크스주의 입문서”라고 극찬했다.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의 저자인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널리 알려진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석학으로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 유럽학 교수이자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장이다. 〈노동자 연대〉 고정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마르크스 사망 100년인 1983년에 처음 나온 이 책은 1995년과 2011년에 개정판이 나왔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초에 출간돼 널리 읽히기 시작했다. 1990년대 말 이적표현물로 낙인찍혔을 때는 일부 대학가에서 이 책을 제본해서 돌려 읽는 ‘국가보안법 불복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청년과 활동가들에게 꾸준히 영감을 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카를 마르크스의 혁명적 사상》은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11년 개정판을 완전히 새로 번역해 출간한 책이다. 새 번역을 맡은 이수현은 캘리니코스의 저서를 여러 권 옮긴 전문 번역가로, 그 자신이 마르크스주의 단체의 활동가다. 그는 새 번역으로 오늘날 정치적 투쟁에 뛰어든 세 새대 활동가들이 마르크스주의를 더 쉽게 이해하도록 하고자 했다. 독자들은 그의 탁월한 번역에 감탄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은 마르크스의 혁명적 정신을 잘 살렸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마르크스는 단순히 경제학자나 철학자가 아니다. 엥겔스가 말했듯이 마르크스는 “무엇보다 혁명가”였다. 마르크스에게 이론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가 평생 한 작업, 유물론적 역사관의 정립이나 《자본론》에서 정점에 이른 경제학 연구는 노동자들이 스스로 해방되는 사회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한 것이었다.

기존 서적들 중에는 마르크스주의를 단순히 학술적으로 다룬 책들이 많은데, 그런 책들은 자본주의를 전복하는 것이 아니라 마르크스주의 자체를 연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캘리니코스는 마르크스주의를 실천과 괴리된 학술적 마르크스주의의 늪에서 구해 내, 본래 자리인 실천적 마르크스주의로 되돌려 놓는다.

이 책은 ‘마르크스·레닌주의’나 ‘현실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소련, 중국, 북한 등)이 마르크스가 생각한 사회주의와는 전혀 다른 체제, 즉 관료적 국가자본주의임을 입증한다.

캘리니코스는 이런 점들을 찬찬히 그리고 명료하게 서술한다. 1장에서 마르크스의 생애를 간결하게 다루고, 2~3장에서 마르크스 이전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개관한 다음, 마르크스의 핵심 기여에 속하는 방법론(4~5장)과 자본주의 경제 이론(6장)을 각각 설명하고, 노동자 권력(7장)을 향한 실천적 지침을 내놓는다. 그리고 8장에서는 더욱 혼란스럽고 야만적인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캘리니코스가 머리말에서 밝히듯이, “이 책은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사회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에 기여하고자” 쓰였다. “자본주의 체제에 깊이 뿌리박힌 착취와 차별과 폭력을 끝장내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