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1차 경제 제재를 시작했다. 2015년 이란과의 핵협정 이후 중단된 제재를 재개하는 것이다. 이번 조처를 시작으로, 트럼프 정부는 11월에 이란산 원유 수입 차단을 골자로 한 2차 제재도 단행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사실상 이란의 모든 무역 행위를 차단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예외도 인정하지 않을 태세다. 2015년 핵협정 이후 석유 수출과 외자 유치를 통해 경제 부흥을 기대했던 이란뿐 아니라 대규모 투자에 나섰던 서방 기업들도 핵협정 파기에 따른 이번 경제 제재로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란의 가난한 사람들이 더한층의 빈곤과 고통을 강요당할 것이다. 트럼프의 계획대로라면 이란 내의 암시장은 더욱 성행해 가난한 이란인들은 의약품을 포함한 모든 생활필수품 부족에 허덕이게 될 것이다.

이란의 옛 미국대사관 건물 앞. 1979년 이란 혁명 당시 이란 학생들에게 점거당해 미국에 치욕을 안긴 바 있다 ⓒ출처 Örlygur Hnefill(플리커)

2012년 10월 《블룸버그 비즈니스 위크》는 이렇게 썼다. “[경제 제재는] 이란 일반 시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불충분한 생필품으로 폭동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관련 행정명령을 개시하기 바로 한 주 전에도 빈곤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란 주요 도시 전역에서 벌어졌다. 경제 제재는 물가 상승, 저임금, 높은 실업률을 더욱 자극할 뿐이다.

가난한 이란인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는 경제 제재는 트럼프가 이란 민중의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줄 뿐이다.

석유 매장량이 세계 3~4위로 꼽히는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로 유가는 더욱 오를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미 월간 원유 시장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이란 제재가 글로벌 원유 공급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중동산 석유에 의존하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원유 수입량 중 이란산의 비중은 핵협정 타결 이전보다 세 곱절 이상으로 늘어 2017년 13.2퍼센트였다. 2016~2017년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정유사들은 유가 인상을 이유로 노동자 등 보통 사람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려 할 것이다.

트럼프의 핵협정 파기는 제국주의 열강 사이의 갈등을 높여 왔다. 유럽연합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즉각 반발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제재를 상쇄하기 위해 ‘제재무력화법’까지 만들었다. 러시아와 중국도 기존의 이란 핵협정을 유지할 태세다.

위와 같은 첨예한 갈등은 지배자들의 위험한 행동을 자극할 공산을 높일 것이다. 미국이 이란에 위협을 가할 때마다 이스라엘의 위험한 군사적 행동이 준동해 왔다. 트럼프의 이번 선택으로 중동 정세에서 불확실성은 더욱 증대할 것이다(정욱식, 《핵과 인간》, 634쪽(서해문집, 2018)).

무엇보다 이란이 협정을 지키는데도 일방적으로 협정을 쓰레기통에 내던지는 미국 정부의 행태는 북·미 회담의 불안정한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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