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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전적 반대! 기아차 비정규직 연좌 파업:
정규직 노동자들이 적극 연대해야 한다

기아차 화성 사내하청지회가 8월 30일 자동차 범프 생산 부서에서 연좌 파업을 시작했다.

이 글은 노동자연대 기아차모임이 이날 공장 안에서 반포한 리플릿이다.

기아차 화성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 150여 명이 오늘(8월 30일) 오전 9시부터 범퍼를 생산하는 프라스틱 공장 설비를 점거하고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핵심 쟁점은 강제 전적에 따른 고용불안, 임금 삭감 문제다.

기아차 사측은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사내하청 노동자 일부를 정규직으로 신규채용하면서, 야비하게도 기존의 공정(일자리)을 축소하는 공격을 병행하고 있다. 각 사업부별로 야금야금 공정을 축소해 10~20퍼센트 가량이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강제 전적 시도가 잇따랐다. A부서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B부서로 전환배치 하고, B부서에서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강제 전적시키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조건 악화에 처했다.

사측은 9월 3일부로 프라스틱·도장부 사내하청 노동자 165명을 강제 전적시키려 한다. 날짜는 코 앞에 다가왔는데, 이들이 쫓겨나면 어느 부서로 갈지도 정해져 있지 않다. 고용불안이 실질적이다.

당장 해고가 되지 않더라도, 이 노동자들은 더 열악한 조건의 공정으로 밀려날 것이 뻔하다. 지금 자리가 남아 있는 곳은 모두가 기피하거나 임금이 제일 낮은 하청업체 자리들뿐이다. 일부 사측 관리자들은 기아차 화성 공장 밖의 부서로 나가라고까지 말한다. 이렇게 되면, 평균 근속이 15년 이상인 조합원들은 임금이 평균 7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삭감될 위험이 있다.

대부분이 여성인 프라스틱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갈 곳도 없는데 무작정 나가라는 게 말이 됩니까? 너무 억울합니다. 절대로 그냥 못 나갑니다.”

다른 부서의 사내하청 노동자들도 분노를 토했다. 함께 파업에 동참한 PDI 노동자들은 말했다. “프라스틱 여성 노동자들이 쫓겨나면, 여성이 주로 있는 PDI 부서가 그 다음 차례가 될 거예요. 이번 강제 전적은 바로 우리 문제입니다.”

폭력 침탈 시도 중단하라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2주간 부분 파업을 하며,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 강제 전적 반대, 식당 노동자 근무형태 개악 반대,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해 왔다.

사측은 이런 정당한 투쟁에 폭력으로 응답했다. 부분 파업 때마다 원청 관리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고, 폭력을 휘둘러 노동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오늘도 사측의 폭력에 해고자 이동우 동지는 구사대의 집중 폭력으로 등뼈가 골절됐다. 이에 분노한 김수억 지회장은 10미터 높이의 프라스틱 공장 설비에 올라 목에 밧줄을 감고 항의를 지속하고 있다.

사내하청지회의 요구는 간명하다. 강제 전적을 중단하라! 그리고 이를 위해 원청이 직접 교섭에 나와라!

이는 너무 지당한 요구다. 이미 지난 8월 1일 고용노동부 행정개혁위원회는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문제를 지적하면서, 노동부가 현대·기아차에 직접고용을 시정명령하고, 원청과의 교섭을 중재하라고 권고했다.

연대 건설을 위해 활동가들이 나서자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이 고립되지 않도록, 정규직 노동자들이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한다. 이전 김성락 집행부의 배신으로 노조는 분리됐지만, 우리는 같은 공장에서 한 솥밥 먹는 동료들이다.

강제 전적에 반대하는 투쟁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는 데도 이롭다. 공정 축소와 전환 배치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신설반은 공정별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산재, 연월차, 불량 대응 인원을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해 불만을 사고 있다.

야금야금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동조건이 악화되는 것은 기아차 전체 노동자들의 조건을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규직 집행부는 원청과의 직접 교섭을 중재하겠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사측이 호시탐탐 노리는 폭력 침탈을 함께 막아 내야 한다.

특히 사측은 9월 3일자로 전환배치가 예정된 정규직 노동자들과, 그곳에서 쫓겨나게 생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립시키려 할 것이 자명하다. 정규직 집행부는 강제 전적에 대한 사내하청지회와의 합의가 완료되기 전까지 조합원들을 공정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명확히 내려야 한다.

정규직 활동가들이 적극 나서 주변 동료들에게 비정규직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고 기층에서 연대를 건설하자.

여성 노동자 차별 말라

여성 노동자들은 그동안 기아차 비정규직 투쟁에서 주도적인 구실을 해 왔다. 최근에도 이들은 ‘정규직화에서 여성을 배제 말라’며 투쟁했고, 많은 노동·사회단체들의 지지를 받았다. 사측은 여론의 압력을 받아 3차 신규채용 때 가서야, 그것도 단 26명만을 뽑았다.(전체 신규채용의 단 0.26%)

신규채용이 된 여성 노동자들의 조건도 열악하기 짝이 없다. 새롭게 조립 라인에 배치된 이들은 휴게실, 탈의실, 화장실이 없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식당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교대제 개편 과정에서 노동강도 강화와 대폭의 임금 삭감에 직면해 투쟁하고 있다.

최근 몰카 반대 시위, 안희정 성폭력에 대한 무죄 판결 항의 시위 등 여성들의 저항이 커지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이 이런 여성 차별에 맞선 운동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한다. 특히 같은 일터 동료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