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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코빈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영국 노동당 우파의 거짓 비방

영국 노동당에서 기절초풍할 일이 일어나고 있다. 당내 우파가 인종차별 반대 외피를 쓰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 선두에 추카 우무나가 있다. 처음에 그는 조안 라이언처럼 블레어 노선*을 따르는 의원들이 “우리 당 안에서 인종차별이 발붙일 수 없어야 한다고 요구한다는 이유로 공격당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다음으로 우무나는 9월 9일 스카이 방송 〈일요뉴스〉에 출연해서는, 이제 노동당은 “윌리엄 맥퍼슨 경이 내놓은 제도적 인종차별 개념”에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맥퍼슨은 1999년 스티븐 로런스 살해 사건에 관한 보고서에서 제도적 인종차별 개념을 제시했다.

물론 우무나의 공격은 제러미 코빈에게 유대인 배척자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려는 시도이다. 예를 들어 라이언은 ‘이스라엘의 노동당 친구들’의 의장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우무나가 이제는 유대인 배척 반대에서 더 나아가 인종차별 반대라는 더 일반적인 언어로 코빈을 공격한다는 점이다.

완전히 뒤죽박죽이다. 로이 젠킨스, 피터 해인, 데이비드 라미 등 존경할 만한 소수를 제외하면, 노동당 우파는 인종차별 반대에 큰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 놀라지 마시라. 노동당 우파는 영국 자본주의와 영국 제국주의 국가에 큰 일체감을 느낀다.

보수당이 [노동당 소속 영국 전 총리들인]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을 비난하는 것은 사실이다. 2000년대에 유럽연합에 새로 가입한 동유럽 나라 출신 이민자가 대규모로 영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신노동당은 국제주의 원칙에 입각해서가 아니라 영국 자본주의에 값싼 노동인구를 공급하기 위해서 그리 한 것이다(비록 동유럽 출신 이민자가 그들의 예상보다 더 많았지만).

영국의 인종차별 반대 전통은 1960년대와 1990년대 사이에 벌어진 격심한 투쟁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 투쟁을 벌인 흑인과 급진좌파는 노동당 안에서도 노동당 바깥의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 안에서도 투쟁을 벌였다.

맥퍼슨이 보고서에 제도적 인종차별 개념을 사용한 것은 인종차별적 영국 국가에 대한 극좌파의 비판에서 발전한 아이디어를 수용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노동당 우파는 그런 인종차별 반대 전통의 주된 대변자인 제러미 코빈을 공격하는 데 그 전통을 이용하려 한다.

그 논리는 세 종의 주류 유대계 신문들의 1면에서 비롯한 것이다. 올해 7월 유대계 신문들은 노동당이 “유대인을 공격하는 인종적 유대인 배척(수용 불가)과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정치적 유대인 배척(수용 가능)”을 구분한다며 비난했다.

“정치적 유대인 배척”은 영리한 진술이다. 유대인에 대한 편견이 없더라도 유대인 배척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 말인즉, 이제 유대인이 되는 것은 이스라엘과 너무 긴밀히 연결돼 있으므로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은 유대인 배척이 될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 인종차별이 되고야 만다는 것이다.

우무나는 그 논리적 귀결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또, 그는 코빈과 그 지지자를 수세로 몰려 애쓰고 있다.

우파는 노동당 좌파에게 유대인 배척자 이미지를 뒤집어씌우고 싶어 한다.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두 가지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첫째, 시온주의 반대와 유대인 배척을 등치시키려는 것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반대해야 한다. 코빈은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코빈은 이스라엘의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것은 유대인 배척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를 설득하려 했다. 그런데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 내의 이른바 코빈 지지자들은 코빈을 뒷받침하지 않았다. 무척 수치스러운 일이다.

둘째, 인종차별에 맞서 싸워야 한다. 유럽 전역에서 이슬람혐오와 유대인 배척 둘 다를 이용하는 인종차별의 위협이 매우 크고 계속 자라고 있다. ‘독일을 위한 대안’당이 선거운동 포스터에 “이슬람 없는 학교”라는 문구를 넣은 것이 그 위협의 수준을 잘 보여 준다. 이는 [1930년대] 나치가 “유대인 없는 사회”를 외친 것의 모방이다.

인종차별의 위협은 극우로부터 제기된다. 그런데 우무나 같은 블레어 노선 정치인들은 이에는 관심이 없다. 그들은 코빈을 짓누르고, 이스라엘을 옹호하고, 브렉시트를 멈추는 데만 골몰한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인종차별적 우익의 전진 속도는 섬뜩할 정도다. 9월 9일 스웨덴 총선에서 [인종차별적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이 그 사례이다.

오늘날 [영국] 좌파의 주된 임무는 우파에 반대하는 대중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좌파는 진정한 인종차별 반대자의 지위를 재천명할 수 있을 것이고, 우무나 무리의 얄팍한 술수를 폭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노동당 좌파의 다수가 변화해야 한다. 그들은 느리지만 점점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다이애나 애봇과 존 맥도넬이 그 길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그 길을 따라가기를 바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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