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의원의 교육부장관 후보 지명 철회해 주세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만 6000여 명(9월 12일 현재)이 참가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공부문 정책을 우파적으로 비난하고 있는 이 청원은 맞벌이 가정에 도움이 되는 ‘초등 돌봄 확대’를 반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히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를 반대하고 있다.

유은혜 후보자가 2016년에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한 교육공무직법을 대표 발의했던 전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청원은 기간제 교사·강사를 비롯한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을 “누구의 백으로 쉽게 들어와 적당히 편한 일을 하면서 비정규직이라는 자리를 선택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가 “피땀 흘려 정규직이라는 결과를 얻은 사람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우파적 비난을 근거로 유은혜 후보자를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에는 분명히 반대해야 한다.

시장과 국가 기구 내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이 경제 상황에 따라 실업자를 양산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해서 만들어 낸 문제를 노동자 개인 탓으로 돌리며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약한 점은 이 청원이 ‘허수아비 때리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은혜 후보자는 2016년에 교육공무직법을 대표 발의했지만, 우파의 반발에 굴복해 발의 20일 만에 법안을 철회했다. 최근에도 청문회를 앞두고 ‘교육공무직법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철회했다’며 지금은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되고 있어 그 법안을 발의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되고 있기는커녕,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쭉정이가 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과 ‘줬다 뺏는’ 최저임금 개악에 항의하며 계속 투쟁해 왔고, 올 하반기에도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정규직화 논의 자체에서 배제되고, 노조 설립 신고까지 반려된 기간제 교사들도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유은혜 후보자는 말 잔치로 끝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다시 추진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우파들이 유은혜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유은혜 후보자의 개혁 후퇴에 자신감을 얻어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더 확실하게 추진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다. 말뿐이었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난할 때 노렸던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한편, 이 우파적 청원에 반대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이 청원이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 해소에 반대하는 우파적 청원에 반대하는 것은 옳다. 그런데 이 청원은 이를 위해 유은혜 후보자 지명을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관련 노조들도 이 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지역별로 하고 있는 교육공무직 조례 제정 운동이 타격을 받을까 우려하는 듯하다.

그러나 앞서 봤듯이, 유은혜 후보자는 이미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포기했고, 문재인 정부의 우향우에 함께할 뜻을 밝히고 있다. 노동운동이 개혁 후퇴 입장을 취하고 있는 유은혜 후보자를 무비판적으로 지키려 한다면 오히려 자신들의 정당성이 훼손돼 힘이 약화될 수 있다.

교육 개혁을 시행하고, 제대로 된 공공부문 정규직화를 쟁취하려면, 우파의 공세에 맞설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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