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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수탁사 업무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임금 삭감, 직군 간 차별 강요한 LG유플러스의 말뿐인 정규직화

LG유플러스에서 네트워크 유지·보수와 관리를 담당하는 노동자 1800여 명이 9월 1일에 직접 고용됐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네트워크 유지·보수와 관리 업무를 수탁사에 위탁해 왔지만, 이는 명백한 불법파견이었다. 불법 파견 정황이 너무 뚜렷해 결국 고용노동부도 불법파견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LG유플러스 사측은 고용부의 불법파견 판정 발표 이틀 전에 수탁사 노동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 사측은 직접 고용으로 전환 이후 노동조합과의 협상에서 임금과 노동조건을 전보다도 훨씬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항의해 9월 18일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전 수탁사지부)는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마음지부는 “기존 정규직과 분리하여 별도 직군으로 [두고,] 차별과 격차를 인정할 것을 공공연하게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5G 시대 …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직접 고용”이라고 생색은 다 내더니, 결국 사기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임금 삭감

사측은 수탁사 시절보다 임금이 대폭 삭감된 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초봉 2600만 원으로 시작해 연 20만 원씩만 늘어나는 터무니없는 임금안을 제시한 것이다. 10년을 일해도 연봉이 2800만 원에 불과하다. 기존에 받던 성과급도 없애 그만큼 임금이 고스란히 삭감된다.

심지어 네트워크 유지·보수 업무 특성상 이동과 대기 시간 등이 있기 마련인데, 사측은 초과근무를 할 때에는 이동·대기 시간을 노동시간에 포함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주 52시간 상한 제한을 피하는 꼼수이자 노동자들에게는 공짜 노동을 강요하는 것이다. 거기다 통상임금도 삭감돼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임금 하락 폭은 월 40만~50여만 원 수준이다. 또 따로 지급되던 식비도 복지 포인트로 대체 하려한다. 현장 직군이 많아 복지 포인트를 사용하는 구내식당은 이용하기 어려운데도 말이다.

사측은 경력 인정도 제대로 하지 않으려 한다. 하청업체에서 일한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대면서 말이다.

노동자들은 이것이 기존 정규직은 고사하고 현재 LG유플러스에 있는 무기계약직보다 더 열악한 노동 조건이라고 말한다.

사측은 자신들이 제시한 임금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여타 노동조건도 협의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언론을 통해 ‘정규직 전환’이라고 떠들썩하게 광고해 놓고,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못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곳곳에서 이와 같은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허울뿐인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무기계약직 또는 자회사로 전환을 추진한 공공기관들은 처우 개선은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으로 시작해 평생을 일해도 저임금을 받도록 강요하는 표준임금모델(직무급제)도 강요하고 있다.

민간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다.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한 자회사 전환은 임금과 노동조건은 거의 개선되지 않는 “덩치만 큰 하청업체”에 불과한 것이 드러났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사측도 사실상 직접고용 합의 파기에 나섰다. 콜센터 협력업체는 자회사로 전환하고 직접 고용되는 노동자들에 대해선 처우 개선이 없는 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민간이든, 공공부문이든 ‘돈 안 드는 정규직화’를 추진한 결과, 실제 노동자들의 처우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에 맞서는 노동자들의 항의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 한마음지부도 완강한 사측에 맞서 항의를 시작했다. 9월 29일 LG유플러스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LG유플러스의 횡포에 맞서 올해 2월 노동조합을 건설한 이래로 노조 조직도 성장하고 있는 만큼, 노동자들이 투쟁에 적극 나서 더 나은 조건을 쟁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