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사측이 현장 통제에 맞서 항의했다는 이유로 전 대의원 이명환, 정형배 조합원을 징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10월 19일 이 동지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다. 

사측은 이 동지들의 항의가 ‘사규 위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

사측은 지난해 3월 단체협약으로 보장돼 있는 조퇴를 단속하는 조처를 시행했다. 조퇴 사용횟수에 따라 많이 사용한 상위 1.3퍼센트를 선별해 징계를 위한 사전 경고장을 발송한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것이다. 또 성과급제 도입의 발판으로 활용할 의도도 깔려 있었을 것이다. 

조퇴가 가장 많은 부서는 조립 공장이다. 노동강도가 센 것과 관련이 깊다. 그런데 노동조건 개선도 하지 않은 사측이 조퇴·지각을 단속한 것은 조합원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노동조합 집행부는 대의원들에게 경고장을 발송한 부서장들에 항의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기아차 화성공장의 조립 1부 대의원 간사였던 이명환, 정형배 동지는 이 지침에 따라 단호하게 싸웠다. 

이런 항의 투쟁으로 사측은 조합원들에게 경고장을 날리지 못했다. 다음날 노조는 전체 대의원들을 불러 모아 본관 항의 방문을 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결국 사측 대표이사 박한우가 담화문을 발표해 그런 일이 발생하게 돼 유감이라고(사실상 사과) 표명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됐었다. 

그런데 사측은 야비하게도 일단락 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 내 두 동지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그리고 지난 4월 벌금 100만 원의 형이 확정된 데 이어,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사측은 다시 징계의 칼을 꺼내 든 것이다.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은 사측이고, 심지어 사측 대표이사가 사과문까지 발표하고 마무리된 사건인데 말이다. 

기아차의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징계는 노사 동수가 참여하는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한 이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지 여부를 정하게 돼 있다. 그런데 사측은 이것조차 어겨가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단체협약 위반

이런 강경 탄압은 저항에 앞장선 활동가들을 탄압해 조합원 전체를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사측은 조퇴·지각자들에게 징계를 위협할 때도 “저성장 장기화와 유례 없는 대내외 위기”에서 차질 없는 생산과 작업장 규율을 강조했다. 세계경제 위기가 장기화하는 데 더해 트럼프발 자동차 관세 25퍼센트 부과 위협이 가해지자, 사측은 노동자들을 더 쥐어짜고 그 사전 정지 작업으로 좌파적 활동가들을 단속하려 한다. 

이명환, 정형배 동지는 그동안 현장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애써 온 투사이다. 이명환 동지는 대의원 시절 하체3반에서 빈번히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응해 원칙 있게 작업 중지권을 행사해 고소고발을 당하기도 했다(법원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사측에게는 현대차에는 없는 기아차 단협 조항이 눈엣가시이기도 할 것이다.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징계는 노사 동수의 사실조사위원회’를 거친다는 조항 말이다. 사측은 이를 무력화시키고 싶어 한다. 

따라서 이번 징계 철회 투쟁은 단지 두 동지만이 아니라 기아차 노동자 전체가 함께 대응할 문제다.

조립 1부 대의원회는 신속하게 징계 시도의 부당성을 알리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홍보물을 발행해 조합원들에게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다. 이명환 동지가 속해 있는 하체3반 조합원들은 함께 토론해서 ‘만약 사측이 부당한 징계를 강행한다면 라인을 중단해서라도 이를 막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런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확대되자, 기아차지부와 화성지회 집행부는 조립 1부 대의원들과 한 면담에서 초기 미온적 입장을 수정해 ‘집행부가 부당 징계와 징계위원회 개최를 막겠다’고 약속했다. 

집행부는 징계위원회 개최가 부당하다고 항의하는 공문을 사측에 보내며 단체협약에 명시된 대로 노사 동수로 사실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요구했다.

사측은 쉽게 징계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경제 불황기에 좌파적 활동가들을 단속하는 것이 노동자들 전체의 사기를 꺾는 데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우리 측도 긴장을 풀지 말고 단단히 항의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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