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무자비한 단속으로 미얀마 출신 건설노동자 딴저테이 씨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최근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야만적인 단속에 면죄부를 준 것이다.

경찰은 ‘단속 과정의 과실 여부’를 수사했으나 ‘범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한 경찰 관계자는 언론에 “누구를 입건해야 할 사안이 아니다. 타인에 의해 사망한 게 아니라 본인이 도주하는 과정에서 발을 헛디뎌서 추락해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단속반의 추격이 없었다면 딴저테이 씨가 위험하게 창문을 넘어 달아날 이유 자체가 없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동료 미얀마 노동자는 지난달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안전에 대비한다면 [단속반이] 그날 그 시간과 장소를 택할 수 없다. 현장에서 단속하는 게 제일 위험하다. 5명이 창문으로 도망쳤고, 딴저테이는 밖으로 떨어져 죽었다” 하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단속 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은 거듭 증명돼 왔다. 그간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인간 사냥’식 단속 과정에서 죽거나 다쳤다. 이번 사건이 벌어진 현장도 창밖에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통로만 있고, 그 너머는 깊은 낭떠러지였다. 단속을 벌이면 언제든 사고가 날 위험이 있었던 것이다.

정부는 딴저테이 씨가 사망한 이후에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10월 1일부터 건설업 등 “국민일자리 잠식 분야”라며 집중단속을 벌이는 등 ‘특별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각 지역의 출입국·외국인청들은 ‘특별대책’을 정당화하고 협조를 요청하는 간담회를 지역 단체들을 대상으로 열고 있다. 최근에는 지하철 승강장 전광판에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신고하라는 광고까지 하고 있다.

반성은커녕 단속 강화하는 법무부 ⓒ출처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딴저테이 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단속을 벌인 인천출입국·외국인청도 간담회를 11월 1일에 연다며, 지역의 여러 이주민 지원 기관들과 한국노총 인천본부 등에 참가를 요청했다. 인천출입국은 딴저테이 씨 사망 사건 대책위가 청장 면담을 요구했을 때는 거부하더니, 뻔뻔하게도 대책위 소속 단체인 민주노총 인천본부에도 간담회 참가요청 공문을 보냈다.

대책위 소속 단체들은 이 간담회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하고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책위는 성명서에 “안타까운 젊은 청년의 죽음이 발생하였음에도 어떠한 반성 없이 단속을 정당화하는 간담회를 버젓이 개최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법무부는 더 이상 서민 일자리 보호라는 거짓말로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한국사회에 발언권을 제대로 가질 수 없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희생양 삼는 기만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즉각 멈추라”고 촉구했다.

또한 대책위는 11월 7일 경찰청 앞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항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같은 날 대구지방경찰청 앞에서도 항의 기자회견이 열린다.

법무부와 경찰은 사건 당시 단속반이 찼던 바디카메라 영상 원본 등이 있다고 했다. 당시 촬영된 영상들을 전부 공개해서 딴저테이 씨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들을 밝혀야 한다. 또한 위험천만한 단속을 즉각 멈추고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