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노총인 연대노조(솔리다르노시치)가 나치가 주도하는 집회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현지 시간 11월 6일 오전 연대노조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됐다. 기층의 좌파·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이 결정을 철회하라는 연서명을 조직하고 있다. 연대노조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폴란드 외 나라들에서도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연서명에 참가하기를 호소하고 있다.

11월 11일은 폴란드 독립기념일이다. 몇 년 전부터 이 날을 기념하는 ‘독립행진’을 나치 등 극우가 주도하고 있다. 독립행진은 나치들이 연중 다른 때 조직할 수 있는 규모보다 몇 배나 크다. 그래서 나치들은 독립행진을 자신들의 성장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

지난해 독립행진은 수만 명을 동원했고, “유럽은 백인의 땅으로 남든가 아니면 황폐화될 것이다”, “형제 나라들의 백인 유럽”, “순수한 혈통, 냉철한 정신” 따위 구호가 난무했다. 행진 조직자들의 초청을 받아 다른 나라에서 온 나치들도 함께 행진에 참가했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인종차별적 우파 정당인 ‘법과정의당’이 이끌고 있다. 지난해 내무부 장관은 이 나치 행진이 “아름다웠다”고 했다.

올해 폴란드 정부는 한 술 더 떴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독립기념일을 성대하게 기념하겠다면서 나치들과의 연합 행진을 추진했던 것이다! 정부가 행진 참가자들은 모두 폴란드 국기를 들자고 했지만 나치들은 자신들의 상징물을 들겠다고 거부해 무산됐지만 말이다.

폴란드의 주류 정치인과 언론들은 나치들을 신자유주의에 반대할 뿐인 “애국자”로 부른다.

그들은 이런 식으로 나치를 공식 정치 영역에 있는 보통의 정치 세력처럼 보이게 해 왔다(‘정상화’). 연대노조가 독립행진을 지지하기로 한 것은 이런 나치의 정상화 술책을 돕는 일이다.

연대노조는 1980년에 무려 16개월 동안 폴란드 사회를 뒤흔들며 동구권 국가들이 모종의 사회주의라는 거짓 주장을 통렬히 반박하고 진정한 노동자 국가의 가능성을 보여 준 운동을 이끈 조직이다. 비록 패배했지만, 연대노조운동은 국제적으로 비스탈린주의 좌파에게 큰 영감을 줬었다.

폴란드의 좌파·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연대노조의 독립행진 참가는 전 세계 노동조합 활동가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입니다” 하며 연대노조가 결정을 철회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연대노조가 인종차별적 구호가 난무하는 독립행진에 참가하는 것은 슬프고도 부끄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독립행진을 지지하는 것은 파시스트들이 정치 영역의 정상적 세력인 듯이 행세하는 것을 도울 것입니다. 파시스트들의 영향력 확대를 도울 것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연대노조가 독립행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를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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