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은 몇해 전부터 노숙인 병자를 대상으로 무료간병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서울시에서 사업비를 받아 운영하는데, 필요한 간병인 노동자들은 간접고용으로 유지해 왔다. 이 간병인들은 평균 7~8년간 일해 왔고, 15년 이상 된 노동자들도 있다. 이들은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다른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무기계약직 전환 후 정규직화해야 하는 노동자들이다. 서울의료원은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상시·지속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후, 2019년엔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서울의료원은 내년부터 무료간병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필요한 간병서비스는 몇해 전부터 시작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간병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줄어드는 것도 아닌데 간병인들의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없다. 사실상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해고(계약종료)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간병인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 일을 떠맡은 간호간병통합병동 노동자들의 노동강도가 더 세진다. 환자들 또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서울의료원의 구성원까지 관여할 수 없다”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간병인 노동자들은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서울의료원간병분회를 결성하고 일자리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와 돌봄지부 서울의료원간병분회는 오는 11월 13일(화) 서울시청 앞에서 비정규직 차별과 고용 불안을 일삼는 서울의료원 사측과 이를 방기하는 서울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임금 체불

‘노동존중특별시’를 표방한 서울시와 그 산하기관인 서울의료원의 비정규직 차별, 책임 회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서울의료원은 기간제 노동자들에게 오랫동안 기본급과 퇴직금,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등을 적게 지급했고 각종 수당과 기관 성과급은 아예 지급하지도 않았다. 

이에 해당하는 미화노동자와 일용직 노동자들이(서울시 노숙인 일자리 사업 취업자) 2016년 11월 체불된 임금을 돌려달라며 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 서울의료원을 제소했다. 그 결과 “차별을 시정하고 미지급 임금 2500만여 원을(1년 11개월간 미지급금)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사측은 이에 불복해 행정법원에 항소했는데, 법원도 지난 9월 서울의료원의 항소를 기각하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서울의료원의 청구를 기각). 그런데도 서울의료원은 또 다시 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번에도 서울시는 “소송 제기를 포함한 항소권은 기관 고유 권한이므로 취하하도록 강제할 권한이 없다”라며 산하기관 관리·감독의 책임을 회피했다. 

“고등법원에 가도 뻔히 질 것을 알면서도 사측이 항소하는 것은 체불임금 소멸시효 시간을 벌겠다는 꼼수에요. 소멸시효가 3년이라 시간을 끌수록 행정심판에 참여하지 않은 비정규직에게 줘야 할 임금이 줄어들거든요.”(김경희 새서울의료원분회장) 

비용 절감을 위한 사측의 꼼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사측은 정규직 전환 규모를 최소화하려고 167명을 전문인력(약사, 의사 등), 고령자, 사업완료 예정, 일시·간헐 등의 이유를 들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사업완료 예정이라고 밝힌 공공의료팀, 응급실, 시민공감서비스디자인센터,의학연구소 등의 업무는 향후 2년 이상 지속 수행되는 사업임이 밝혀졌다.(정의당 이정미 의원실) 또, 서울의료원 측은 일시·간헐 업무라며 제외한 노동자 중 일부를 다시 계약직으로 고용했다. 서울의료원은 단지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계속 사용하려는 것이다. 

또,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 핵심 과제로 “정규직과 유사·동종 업무는 기존 [정규직] 직군으로 편입하라”고 제시했다. 그런데 서울의료원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비용을 줄이고자 정규직과 유사·동일 업무를 하는 원무팀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정규직과는 다른 별도의 직군으로 직접고용 편제한 뒤, 정규직보다 임금을 적게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 대표적 공공기관인 서울의료원에서 이 같은 일이 끊임없이 자행되는 것은 공공기관 경영효율화를 우선하며 정규직 전환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말로는 ‘노동 존중’을 표방해놓고 정작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차별과 고용 불안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시가 책임지고 서울의료원 비정규직을 제대로 정규직화해야 한다. 또 임금 체불 등 차별도 즉각 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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