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홍영표가 법을 개정해 원격의료를 허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원격의료는 박근혜가 추진했던 대표적 의료 민영화 정책이다. 문재인은 “원격의료는 선한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야당 시절엔 반대하던 정책이 집권하니 “선한” 정책으로 돌변한 것이다.

문재인이 최근 추진하는 의료 규제완화 정책을 보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원격의료에 필수적인 체외진단기기의 안전성 평가를 면제해 줬다. 또, ‘혁신, 첨단’ 의료기기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우선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뿐 아니라, 민간기업들이 원격의료를 통해 개인의료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돈벌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의료정보 상업화 정책, 건강검진 등 건강보험이 해야 할 건강 관리를 민간 보험사들에 넘겨 주는 ‘건강관리서비스’ 등 의료 민영화 정책들을 숨가쁘게 추진해 왔다.

문재인 정부는 ‘의료 사각지대 해소’, ‘의료 취약계층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박근혜도 같은 명분을 내세웠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공공의료 발전대책에는 이런 내용이 없다.

원격의료를 추진하는 진정한 목적은 기업들의 이윤을 위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가령, 삼성전자의 건강관리 앱 ‘삼성헬스’는 세계적으로 5억 회 다운로드 됐지만 국내에서는 반쪽짜리 서비스로 방치되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그래서 박근혜는 원격진료를 전폭 지지했다. 박근혜가 서울대병원장으로 내려보낸 서창석은 지금도 서울대병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재인의 원격진료 추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홍영표는 국내법이 원격의료를 불허하면 미국 등 외국 기업이 득을 볼 거라고 말한다. 원격의료가 사각지대, 취약계층과는 관계 없음을 고백한 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하지 않으면 미국 기업들도 진입할 수 없다.

무엇보다 의료에서 미국을 따르는 것은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니다. 미국은 비싼 의료비와 1~2주 걸리는 대기 시간 때문에 동네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다. 이 틈을 미국 IT기업들이 원격의료로 파고 든 것이다.

민주당은 도서벽지, 교도소, 원양어선, 군부대 등으로 활용 범위를 제한하고, 의료인-환자 간 직접 연결을 안 한다지만, 결국 전면 허용으로 나아갈 것이 아니라면 그처럼 대단한 일로 홍보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원격의료의 안전성이나 효과성은 입증된 바 없다. 원격 의료기기의 작동에 오류가 생기기라도 하면 이에 따른 진단과 처방은 심각한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원격의료가 우선 적용되는 환자들이 기업들을 위한 실험대상이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 등 IT 기업들은 비싼 원격의료 기기를 팔아 돈을 벌 수 있는 반면, 의료비 부담은 늘어나는 셈이다. 화상컨설팅 수준의 낮은 원격의료를 도입한 일본에서도 환자 부담이 3~10배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문재인은 경제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고 의료를 기업들의 새로운 이윤 창출 산업으로 육성하려 한다.

그러나 의료 민영화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고 대중의 반감이 크다. 무상의료운동본부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의료 민영화 재추진을 막기 위한 운동을 벌여 나가려 한다.

원격의료는 아직 안전성을 입증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