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진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이 한 달 넘게 전면 파업을 이어가며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 이 투쟁은 엉터리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 항의하고 자회사에 반대하는 투쟁의 상징이 됐다.

사측은 지난 10월 시설관리, 경비, 청소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채용한 데 이어 11월 2일부터 9일까지 강사 직군을 상대로 자회사 전환 채용 절차를 강행했다. 심지어 사측은 이번 기회에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해고 협박을 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코앞에 둔 11월 7일 작업장의 이사장실 앞 복도에서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자 이튿날 정부가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조합원들이 자회사 전환 채용 절차에 응시”하고 “상생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처우 개선 등 포함한 2020년 기관 운영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자회사를 일단 수용하고, 처우 개선 등의 문제는 2년 후에나 마련하자는 얘기다. 이를 중재안이라며 내놓고 노동자들을 우롱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발전 방안”에 직고용도 포함될 여지가 있는 것처럼 해석했지만, 상당수 노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다수 노동자들은 “(청와대안은) 2020년 직고용 보장이 명문화돼 있지 않다”고 옳게 비판했다.

다행히 토론 끝에 노동자들은 “자회사를 수용하면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자회사로 가면 노동조건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정부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들이 자회사 수용을 거부한 것은 당연하다. 그동안 사측은 “좋은 자회사”를 공언했지만 자회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노동조건이 용역회사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자회사로 전환된 미화, 주차, 시설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미미했다. 오히려 마땅히 지급해야 할 식비와 상여금으로 생색내면서 기본급을 삭감하고, 일방적인 전환 배치도 강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회사에 실망한 일부 청소 노동자들이 최근 노조에 가입하기도 했다.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정부 중재안을 거부한 것은 중요한 결정이었다. 한국잡월드 투쟁이 자회사 반대 투쟁의 초점이 된 상황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크다.

정부는 어떻게든 자회사를 관철시키려 한다. 여기서 제동이 걸리면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자회사 전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국잡월드 노동자 투쟁이 승리한다면 다른 많은 노동자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잡월드 노동자들은 이렇게 옳게 주장한다. “이 투쟁이 승리해야 공공기관과 나아가 한국 사회에서 자회사 전환이 멈추고, 좋은 일자리가 확대될 수 있다.”

일부 노동자들은 공공운수노조 지도부가 정부나 경사노위의 중재를 끌어내려 했던 것에 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도부가) 중재안을 받을 것인지를 토론에 부친 것은 투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행위였다.”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은 해고 위험을 무릅쓰고 굳건히 싸우고 있지만, 동시에 연대가 확대되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가 실질적인 연대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