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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 무기한 파업 돌입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이 11월 21일부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이 교섭을 거듭 촉구하고 있음에도, CJ대한통운이 한 마디 답변도 내놓지 않은 채 무시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첫날, 서울 CJ대한통운 본사 앞에 모인 노동자 800여 명은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보겠다”는 굳은 결의와 자신감을 보였다.

“택배 노동자가 하나로 뭉쳐 전국의 물량을 멈추면, CJ대한통운을 교섭에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길은 이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기우제가 비를 내릴 수 있는 것은 ‘비가 올 때까지’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CJ가 나올 때까지’ 투쟁합시다!”

택배 노동자들은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 수도 없이 엑세레이터를 밟고 계단을 오르내리며 무거운 짐을 나른다. 노동자들은 이런 고된 나날들이 이제는 제발 바뀌기를 간절히 원한다.

“저녁에 들어가면 허벅지, 종아리에 온통 멍투성이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에 감각이 없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번 돈을 왜 몽땅 회사에 빼앗겨야 합니까?”

“하루에 계단을 60번 오르내리다가 발목을 다쳐도 회사는 대체인력도 구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다치면 다친 상태로 일해야 해요. 정말 짐승처럼 ‘철의 노동자’가 돼야 합니다. 이게 무슨 ‘(개인) 사업자’입니까?”

그런데 CJ대한통운은 노동조합과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물류터미널 인명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노동조합 인정, 7시간 ‘공짜 노동’ 중단 등 최소한의 요구에 대해서조차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는 사측에 노동자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

공동 파업에 나선 서비스연맹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공공운수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이 11월 21일 오후 서울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 노동자 총파업대회를 열고 노동조합 인정과 택배노동자 사망사고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진
"이번에는 끝장을 보겠다" 투지를 다지는 택배 노동자들 ⓒ이미진

“대전 물류터미널 사망사고는 CJ가 책임져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그런데 재발방지 대책을 제출하지 않아 작업 중지가 안 풀리고 있어요. 결국 물량이 줄어 우리 택배 노동자들만 생계가 막막해지고 있어요.”

“노조 설립필증이 나온 지 1년이 넘었는데 회사는 아직까지도 교섭에 안 나옵니다. 노동부에 처벌하라고 요구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어요. 노조를 무시하는 거죠.”

“매일 7시간 ‘공짜’ 분류작업도 회사(CJ대한통운)가 직접 관리감독 하는데, 이 문제를 회사가 아니면 누구랑 협의하란 겁니까? 이번에는 꼭 ‘진짜사장’ CJ대한통운을 교섭에 불러내야 합니다.”

우체국 위탁택배 노동자들도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이 노동자들에게 “CJ대한통운의 소송 결과에 따라 기존의 노사 간 합의는 전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협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 노동자들이 ‘노조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소송을 제기해 왔다.

이번 파업은 업계 전반의 택배 노동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투쟁이다. 또, 노동3권 쟁취를 위해 싸우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 투쟁의 중요한 일부다.

파업 첫날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끝까지 싸우자”고 서로를 독려하며 지역으로 돌아갔다. 이튿날부터 대체차량을 막는 현장투쟁으로 사측을 한층 더 압박하기 위해서다. CJ대한통운 노동자들의 파업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