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유가 하락은 미국-사우디 관계의 부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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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유가가 배럴당 47파운드
그러나 영국인 정치학자 사이먼 브롬리의 말처럼 석유는 “전략적 상품”으로, 정치 권력의 원천이다. 최근 유가가 요동친 것은 경제보다는 정치와, 특히 국가들 간 지정학적 경쟁과 더 관련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중동 정책과 관련 있다. 트럼프는 이란 정권을 고립·약화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자기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가 이란 정부와 맺은 핵협정을 파기했고, 대
바로 이 경제 제재가 유가 인상을 촉발했다. 경제 제재 때문에 이란 석유 수출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일어서이다. 그런데 트럼프는 유가를 떨어뜨리려 혈안인데, 석유 소비량이 많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미국은
전통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그런 구실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사위이자 중동 부문 총괄자인 재러드 쿠슈너는 취임 직후부터 야심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과 매우 친밀해졌다. 트럼프와 쿠슈너는 빈살만을 대
곤경
그러나 빈살만은 현재 큰 곤경에 빠져 있다. 사우드 왕가를 온건하게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잔혹하게 살해된 후, 빈살만이 사우디아라비아 정계를 주도한 2015년 이래 펼쳐 온 무모한 정책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예멘에서 벌이는 파괴적 전쟁, 사우디아라비아 부자들을 탈탈 털고 정적을 제거하려는 목적으로 벌인 ‘반부패’ 정책, 레바논 총리 납치 등이 그것이다.
사우드 왕가 내 빈살만의 정적들은 빈살만을 전방위에서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가 빈살만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 빈살만이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음을 미국 중앙정보국
트럼프는 빈살만이 카슈끄지를 “국가의 적”이라고 묘사한 것을 인용했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에 맞선 “훌륭한 동맹”이라고 주장했으며, 이어서 이렇게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3500억 파운드
그리고 실제로, 미국의 지원이 간절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산출량을 하루 약 110억 배럴까지 늘렸다. 손해 보지 않으려면 유가가 배럴당 최소 62파운드
인권만 희생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 동맹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이 유지된다. 유가가 기록적인 최저점을 찍자, 백악관은 자기 정부 전문가들의 경고를 담은 보고서도 반려해 버렸다. 그 보고서는 이렇게 경고했다. 세계가 화석연료 없는 경제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미국은 기후 변화 때문에 수천억 달러를 소모하게 될 것이며 1년에 수천 명이 죽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