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가 노동3권 중 ‘단결권’에 관한 공익위원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노사정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이 논의는 마무리하고, 이제 노동3권 중 나머지 두 개, 즉 단체교섭·쟁의권에 관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1월 말까지 이 논의를 반영해 ‘포괄적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개선위는 공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실업자·해고자의 노조 활동 보장, 교사·공무원의 단결권 보장 등의 방안을 도출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용을 보면, 노조할 권리 보장을 말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앞서 제출한 1·2차 안에 견줘도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은 허용하지만 기업별 노조 활동은 제약한다(산별노조 등의 초기업 단위 노조 활동은 법원 판례상 인정돼 왔으므로 쟁점이 아니다).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히 해고자·실업자에게는 노조 임원이나 대의원 자격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교원·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은 ‘단결권’으로만 국한한데다, 그조차 온전한 보장이 아니다.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은 보장하지만, 여기서도 노조 간부 자격 제한 등 활동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내년 1월 말까지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내겠다지만, 기업주들과 보수 야당의 반발이 커 합의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최근 청와대는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내년 6월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무원 해고자 복직 요구에 대해서도 신규채용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그간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니 해고를 무릅쓰고 싸우지 못하도록 제재를 가하는 셈이다.

사실 정부는 당장 행정명령만으로 전교조 법외노조를 직권 취소할 수 있고, 공무원 해고자들을 원직 복직시킬 수 있다. 그런데도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의 의지 없음을 보여 준다. 

11월 9일 해직자 복직, 노동3권 인정, 정치기본권 쟁취! 공무원노조 연가 투쟁 ⓒ조승진

또,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문제에서도 공익위원들은 사실상 내놓은 게 없다. “(노동기본권) 보호 방안을 모색”한다는 추상적인 말만 있을 뿐, 구체적 내용도 시기도 제시되지 않았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온전한 노동기본권 요구를 또다시 무시해 버린 것이다.

요컨대, 이번 공익위원 안은 온전한 노동권은 고사하고, 그중 1권(단결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 더구나 개선위가 내년 1월 말까지 논의하겠다는 내용은 주로 재계가 요구한 것들이다.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작업장 점거 금지,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 등 단체협약·쟁의권을 후퇴시키는 개악안들을 관철하려 한다.

그런데 민주노총 집행부는 공익위원 안의 긍정적 의의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집행부는 조합원들의 반발 때문에 합의까지 해주지는 않았지만, 부족한 점을 단계적으로 메워 나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지도부가 민주노총의 공식 요구안을 접어두고 공익위원 안으로 후퇴하는 것은 조합원들에게 실망만 주고 투쟁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더구나 정부는 오히려 개악안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최근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노조의 요구와 사용자의 문제제기”에 “주고 받을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또, 노조할 권리와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를 놓고 ‘빅딜’을 추진할 수 있다고도 시사했다. 노동기본권과 노동조건을 거래 대상으로 삼아 노동계에 양보를 압박하는 것이다.

사회적 대화를 통한 단계적 권리 확대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투쟁 건설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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