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은 공공기관 채용 비리 전반을 국정조사 하기로 합의했다. 서울시 공공기관과 강원랜드 등의 채용비리 의혹이 주요 대상이라고 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건은 검사 출신인 권성동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이 연루된 정황과 증언들이 드러나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수사 검사의 의견과 달리 검찰 상부에서 무혐의 처리했기에 현재 논란 중인 사건이다. 국정 조사가 자연스러워 보인다(그 효과는 별문제로 하고).

그러나 서울시 공공기관 고용 세습 의혹은 생뚱맞다. 자유한국당이 그저 국정감사 기간에 일방적으로 폭로했을 뿐, 그 비리 의혹의 실체가 전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기관 고용 세습 ‘의혹’에 대한 우파 야당들과 우파 언론들의 태도를 보면, 각별히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을 ‘귀족노조’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보인다.

공교롭게도 때마침 문재인이 경제노동사회위원회에 참석해 민주노총 불참을 ‘안타까워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청와대 비서실장 임종석, 민정수석 조국이 대통령의 민주노총 비난에 가세했다.

우파 야당들의 국정조사 합의는 민주노총 소속 (서울시 산하 공공부문) 노조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그의 개혁의 충분성 여부는 별문제로 하고).

최근 우파 야당들은 일제히 박원순 시장이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연대사를 한 것을 문제 삼았다. 야당들은 박 시장이 문재인의 노동 개악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가했다고 비난한다.(박 시장의 소속 정당인 여당은 그를 방어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망신당하는 것에 견주면 박 시장이 받는 비난은 양반이다. 검찰과 경찰, 우파 언론과 친민주당 성향의 중도진보 언론들이 전방위적으로 이재명 지사를 할퀴고 있다.

11월 27일에는 검찰이 이재명 지사의 자택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 씨가 트위터를 사용했을지도 모르는 옛 핸드폰을 찾겠다는 것이다. 검찰의 태도도 경찰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검찰이 기소하면 이 지사는 엄청난 사퇴 압박을 받을 것이다. 사실상 지사직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애초 이 트위터(“정의를 위하여”)가 고발된 핵심 이유는 노무현, 문재인, 전해철 등을 비방했다는 극히 사소한 이유다. 이런 걸 뒤지는 게 진정한 개혁에 필요한 정치인 검증일까?

그 외 혐의들도 모두 개혁 공약과 실천 여부와 무관한 개인 가정사들이다. 이재명 지사가 최근 주장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같은 정책에 대한 토론은 없다.

여야가 합작해 “(좌파)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것은 여야가 함께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와 노동 개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경제 위기 심화와 그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 부진 상황에서 노동자 투쟁을 미리 견제하려는 모든 지배자들의 의도가 있다.

노동자 투쟁에 자칫 힘을 실어 줄 수도 있는 인사들 공격에는 기성 정치세력들이 합심한다.

박원순 시장이 탄력근로제 개악 규탄 집회에 참석해 노조 지지 발언을 했다고 비난받는 이유다. 이재명 지사는 최저임금제 개악에 반대했고, 최근에는 민주노총 경기본부와 정책 협의를 하고, 거기서 산하기관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큰 틀에서 수용하겠다고도 밝혔다.

두 인사 모두 계급 불평등 정책과 재벌 우대 등에 분노하는 촛불 정서를 대변하는 언행으로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이 지사는 민주당 주류나 문재인과는 달리 서민층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어 지배자들이 더 위험하게 여기는 듯하다. 대조적으로 문재인의 노동 개악에 대해 이 지사의 기반인 노동자·서민층에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또한 지지층의 압력을 받아 만약 이 지사가 좀 더 왼쪽으로 이동하면 여권 내부의 개악 동력이 약화될 뿐 아니라, 기업주들의 이익에도 해가 된다고 볼 것이다.

그래서 박 시장과 이 지사에 대한 공세에 우파 야당들도 적극 협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성태도 연일 박 시장을 공격하고 있다.

11월 28일에는 바른미래당이 ‘이재명 의혹 진상규명특별위원회’를 최고위원회 산하에 설치했다. 이 결정을 한 회의에서 원내대표 김관영은 이 지사와 박 시장이 문재인의 레임덕을 부추긴다며 비난했다.

여야가 합작해 “(좌파)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을 공격하는 것은 여야가 합작으로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와 노동 개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중도파 정부가 “포퓰리즘의 위협”을 제거해 “(부르주아)민주주의”를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은 의회 협치 바깥의 노동자·민중의 저항을 억제하겠다는 뜻이다. 좌파가 이런 책략을 폭로하고 반대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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