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민주노총이 ‘정치제도 개혁 촉구 현장 대표자 선언 돌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했다. 주요 요구는 선거제도 개혁, 정치 참여 장벽 낮추기,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 선거 연령 하향 등이다.

이 중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이 핵심으로 보인다.

공공운수노조·금속노조 위원장 등 정의당에 친화적인 노조 지도자들이 기자회견에 참여해 힘을 실은 것이 눈에 띈다.

ⓒ출처 <금속노동자>

이 기자회견 다음 날 국회에서는 정의당이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농성에 들어갔다. 정의당은 전국노동자대회에서도 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호소했다.

물론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 전망은 밝지 않다.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나머지 정당들에게 국회 진입 장벽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표 이해찬이 속내를 드러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현재 지지율로 볼 때 민주당이 지역구 의석을 다수 확보해 비례(대표) 의석을 얻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비례의석을 통해 직능대표나 전문가들을 영입할 기회를 민주당이 갖기 어려워 (연동형 비례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두 정당은 인기가 높으면 원내 1당, 지지율이 아무리 떨어져도 원내 2당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래서 두 정당은 양당 체제를 선호한다.

진입 장벽

민주노총은 이런 양당 체제가 사회 개혁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 대개혁 요구들은 건건이 거대 양당이 독식하고 있는 국회 앞에서 가로막혀 있다.”

그러면서 “정치를 바꾸지 않고는 노동자 민중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매 투쟁마다 목도한다”고 했다. 그래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을 통해 “노동자 정치세력화 기반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후퇴와 배신에 맞선 노동자 투쟁들이 진보 정치의 시계를 돌리는 배터리가 되는 것 같다.

사회주의자들은 민주노총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를 지지한다. 해당 시기 계급 세력 균형과 대중의 정치 의식 등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선거 제도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현행 선거 제도는 유권자의 의사를 의석 수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현행 소선구제는 승자독식제다. 한 표라도 많이 받은 쪽이 의석을 차지한다.

그래서 현행 선거제도는 정치적 대표성에 약점이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이 제도가 많은 유권자들의 표를 사표(死票)로 만든다는 비판을 받자, 2002년 지방선거에서부터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이조차 전체 의석수의 일부만(국회는 300석 중 43석)을 비례대표 몫으로 할당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선거 제도다. 예컨대, 어떤 정당이 정당 투표에서 10퍼센트를 득표하면, 전체 국회 의석의 10퍼센트를 할당받는다. 이 제도를 2016년 총선에 적용하면, 7퍼센트 정당 득표를 한 정의당의 의석수는 20석이 넘는다.

그래서 비례대표 확대는 진보 진영의 오랜 요구였다. 100퍼센트 비례대표제는 진보 정당의 국회 진출에 도움이 된다.

또, 정당 득표 3퍼센트를 넘겨야 비례 의석 배분 자격이 주어지는 ‘봉쇄 조항’도 폐지돼야 한다. 현행 300석에서 완전 연동형 비례제를 하면 0.34퍼센트만 지지 받아도 1석을 받는다(“1/의석수”). 그래서 노동당, 민중당, 녹색당 등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함께 봉쇄 조항 폐지를 요구한다.

물론 가장 좋은 건 아래로부터의 대중 투쟁을 벌이는 것이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10석을 얻은 것도 그 직전에 벌어진 노무현 탄핵 반대 대중 운동 덕분에 대중의 이데올로기가 왼쪽으로 옮겨 가서였다.

1996년 12월∼1997년 1월 민주노총이 노동법 개악에 맞서 대중 파업을 한 결과 중 하나로, 노동조합의 정치 참여를 허용하는 선거법 개정이 이뤄졌다. 그 덕분에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창당하는 법적 조건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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