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끼여 스물 넷 짧은 생을 마감한 발전소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자회견 참가했던 생전의 모습 ⓒ출처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12월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스물네 살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석탄운송설비에 끼어 머리가 분리돼 사망하는 참극이 일어났다.

고인은 석탄을 이송하는 벨트들이 원활하게 운전되는지를 혼자 점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6시 30분에 근무에 투입됐다가 9시 30분 이후 연락이 두절됐는데, 결국 연락 두절 6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인은 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과 정비를 담당하는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입사한 지 2개월밖에 안 된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이번 사고는 필수공공재인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 같은 공공부문에 외주화가 도입·확대되면서 산업 재해, 그것도 사망 사고가 증가하고 있음을 비극적으로 보여 줬다. 이윤 확보를 사람과 안전보다 우선한 결과다. 

발전소에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2009년 이후다. 특히 2013년부터 정부는 발전 정비 분야에 신규 민간업체의 참여를 확대하는 ‘정비산업 경쟁도입 1단계’ 정책을 추진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이 정책은 폐기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박정 민주당 의원은 발전5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해 발전소 산업재해에 관해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2016년) 발전소에서 346건의 산재 사고로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었는데, 이 중 97퍼센트(337건)가 하청 노동자들이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010년 1월부터 2018년 12월 11일 현재까지 사고로 인한 하청 노동자 사망자는 12명, 부상자는 19명이나 됐다.

사고가 나면 발전사와 용역업체는 사고를 노동자의 과실로 떠넘긴다. 필자가 지난 8월 태안화력발전소를 방문해 내부를 취재했을 때 하청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음을 알리는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그 표지판에는 사고 원인이 “작업안전수칙 미준수”라고 적시돼 있었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올해 초 “이제 더 이상 죽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외치며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를 결성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와 발전사에 외주화 중단과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해 왔다. 

정권이 바뀐 지 1년 반이 넘은 지금,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또다시 “죽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회피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이다. 

“오늘 또 동료를 잃었습니다” 12월 11일 ‘비정규직 그만쓰개!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주관 비정규직 대표 100인 기자회견 ⓒ출처 <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