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정부가 운영하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이 통과됐다. 산업은행 측은 이날 ‘정규직 전환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열어 산업은행에서 시설·경비·청소 업무를 하는 노동자 500여 명을 자회사로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공공기관들에서 이어져 온 제대로 된 정규직화 열망 짓밟기의 연장이다. 최근에는 공공병원에서도 직접고용 전환율이 제로라는 점이 폭로되고 있다. 정부의 ‘돈 안 들이는’ 비정규직 정책이 문제를 낳고 있다.

자회사 방안은 결코 노동자들의 바람을 반영하지 못한다. 산업은행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현재 행우회(산업은행의 직원들의 상조회사)가 설립한 용역업체 ‘두레비즈’에 소속돼 있다. 노동자들은 간접고용 상태에서 자회사로 전환한다고 나아지는 게 없다고 비판한다.

산업은행본점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는 산업은행 비정규직 노동자들 ⓒ출처 공공운수노조

한 노동자는 말했다. “이미 우리는 자회사와 다를 바 없는 구조로 고용돼 있어요. 그런데 자회사를 정규직화라고 말하는 것은, 그냥 기존에 하던 대로 가자는 것밖에 안 돼요.”

다른 노동자는 말했다. “임금도 적게 주고, 아프다고 해고하고, 노조 한다고 괴롭히고 … 이런 걸 바로잡으려면 자회사가 아니라 정규직 전환을 해야 해요.”

자회사 방안이 통과되던 날, 노동자들은 하루 파업을 하고 회의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협의회 구성원 16명 중 노조의 몫은 소수였다. 사측의 뜻대로 관철될 게 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노조를 그저 “들러리 세우기”만 하는 사측을 규탄했다.

노동자들이 협의회장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은 “국가 중요 시설”이라며 가로막았다. 그러나 정부와 산업은행 측은 정작 그 “중요 시설”의 정비·관리·미화 노동자들을 홀대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자회사 전환 강행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을 제대로 정규직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