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몰카 제왕’ 양진호의 검·경 로비 폭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다
12월 22일 6차 ‘편파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를 지지하라

11월 9일 ‘몰카 제국의 황제’ 위디스크 회장 양진호가 구속됐고 경찰의 웹하드 수사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달 말 경찰은 지금까지 웹하드 카르텔 관련자 400여 명을 검거했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양진호가 검·경에 로비해 왔음이 폭로됐다.

뒷거래 양진호의 검찰 로비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회장님’이 양진호다)

12월 10일 〈뉴스타파〉, 〈셜록〉, 〈프레시안〉 공동취재팀은 양진호가 “자신과 관련된 사건 무마를 위해 검찰에 수천만 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폭로했다. 양진호가 부하 직원에게 보낸 2015년 2월 7일자 메시지를 보면, 그는 “[서울]중앙지검에 2000만 원”을 보냈다. 또, “성남지검[성남지청의 오기]에 빌어먹을 검사들 쳐먹일 돈 5000[만 원]”을 자신의 소유 회사 “임 모 대표를 통해” 보낸다고 썼다.

당시 양진호는 A사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및 방조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이 사건은 처음에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이관됐다.

이 사건은 양진호를 불기소하는 것으로 끝났다. 양진호 대신 위디스크 대표이사였던 임 모와 법인만 기소돼 각각 700만원과 1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양진호 불기소 처분이 뇌물을 제공한 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공동취재팀은 양진호가 “임 대표를 통해 검·경을 상시 관리해 온 정황”도 폭로했다. 공개된 문자 메시지를 보면, 위디스크는 2013년부터 명절에 200만~300만 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검찰과 경찰에 뿌렸다.

11월 말 MBC는 웹하드 업체들의 협회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 이하 협회)가 경찰 단속 정보를 흘렸다는 정황을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11월 6일 전직 웹하드 업체 개발자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런 취지의 폭로를 한 바 있다.

11월 29일 MBC는 협회가 회원사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 메일에는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첨부돼 있었다. 이 영장에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와 향후 압수 목록이 담겼다. 다음 날 MBC는 웹하드 업체 임원들이 각 업체별 단속 시점까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웹하드 업체 직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불법 촬영물 항의 운동이 옳았다

최근 드러난 양진호의 검·경 로비와 MBC 보도는 불법 촬영물 항의 운동이 옳았음을 보여 준다. 이 시위는 여성 대상 불법 촬영물 수사에 미온적인 수사기관을 규탄해 왔고, 많은 사람들이 웹하드 업체들과 수사기관의 유착을 의심해 왔다.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모두를 거침 없이 비판한 여성들의 전투적인 대중 행동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찰은 그제서야 ‘웹하드 카르텔’ 수사에 착수했다.

12월 22일 ‘불편한 용기’가 6차 집회를 광화문에서 열겠다고 예고한 것은 현명했다. 비록 운동의 압력 덕분에 경찰이 웹하드 카르텔 수사에 나섰지만, 여전히 미온적이다.

ⓒ이미진

숙박공유 어플리케이션 ‘여기어때’ 대표 심명섭의 수사가 단적인 예다. 그는 웹하드 업체 두 곳을 운영하면서 420여 만 건의 ‘불법 음란물’을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심명섭이 소유했던 웹하드 업체를 압수수색하지 않았다. 그는 수사 전에 웹하드 업체 지분을 자신의 처·형·조카 등에게 넘겼다(MBC 보도).

웹하드 업체들이 검찰, 경찰, 법조계, 주류 정치권(특히 민주당)과 유착했다는 세간의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래서 대중운동의 압력 덕분에 불법 촬영물 처벌 강화 법안이 11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성들의 분노는 식지 않고 있다.

최근 ‘불편한 용기’ 측은 “7만이 넘는 여성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소리쳤지만, 그들이 보여 준 ‘변화’는 보여 주기 식에 지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그리고 12월 22일 6차 광화문 집회에서 “한국 여성들의 사람답게 살 권리를 위한 의지와 단결을 보여” 주자고 호소했다. 우리도 이 분노와 저항의 의지에 연대하자.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