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 심사 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지난 2차 발표 당시 결정이 보류된 85명에 대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정부는 2명에게만 난민 지위를 인정했고, 50명에게는 ‘인도적 체류허가’를, 22명에게는 불인정을 결정했다. 전체로 보면, 제주 예멘 난민 신청자 총 484명 중 난민 인정 2명, 인도적 체류허가 412명, 불인정 56명이다.

난민 인정을 받은 2명에게는 다행이지만, 난민 인정률은 고작 0.4퍼센트다. 정부는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전과 똑같이 냉담했다. 그저 생색만 내고 한 명도 인정하지 않으면 대중의 비난을 받을까 두려워서다.

전쟁터에서 그저 안전을 찾아 도망 나온 이들에 대한 정부의 응답이 고작 이거란 말인가. “사람이 먼저”라던 문재인 정부의 위선적인 민낯을 보여 준다.

가장 많이 받은 처분은 인도적 체류허가다. 출도 제한은 해제됐다. 당연한 조처다. 그러나 체류기간을 고작 1년만 부여했다.

한 예멘 난민은 이를 두고 “시한부 인생이 1년 정도 연장된 것 같다” 하고 말했다. “1년 지나면 이제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내쳐 버릴 것 같[다].” 예멘 난민들은 “내일을 계획할 수 없다”고 말한다. 언제든 내쫓길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불안정한 체류는 일자리를 구하는 데서 크나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사용자들이 언제 떠날지 모를 이들을 고용하기 꺼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난민들은 극도로 빈곤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는 인도적 체류자들에 대해 체류기간 제한을 해제하고 영구적 체류를 허용해야 한다.

인도적 체류자들이 취업할 때, “비전문직종”으로 제한돼 있는 것도 문제다. 본국에서 어떤 일을 했든지, 3D 업종만을 소개받는다. 명백한 차별이다.

이런 제약과 차별들은 난민들이 한국인들과 어울려 살며 노동계급의 일부로서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불인정 받은 이들도 22명(총 56명)이나 된다. 보호를 요청하는 이들을 내쳐 버린 냉혹한 조처다. 이들은 난민 불인정 결정에 불복해 이의 신청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절차가 끝날 때까지 제주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으로도 불인정 결정이 되면, 이들은 예멘으로 돌아가거나 제3국을 배회하거나 국내에서 아무런 권리도 보장받지 못한 채 유령처럼 살아야 한다. 

오늘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 사이에 일부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휴전 협상이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데다 호데이다 항구 지역에 한정된 것일 뿐이다. 만에 하나라도 정부가 휴전 합의를 핑계로 인도적 체류허가조차 취소하고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예멘의 비극에 한국 정부도 일조한 책임이 있다.

난민들은 자신들이 어디서 살지, 어디서 일할지 등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 맞선 대중적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난민들을 조직하고 그들과 함께 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