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곳에 아들을 맡기다니.” 기자회견에서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오열하고 있다 ⓒ조승진

태안화력발전소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 아들의 한을 풀어 달라”며 목놓아 호소했다. 유가족은 12월 14일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 용기를 내어 참석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가슴을 부여 잡고 눈물을 흘리며 원통함을 토로했다.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거 진상을 규명하고 싶어서입니다. 명예 회복, 그거 하나 찾고자 합니다. 아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도와주세요.”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고 호소하는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아버지 ⓒ조승진

대책위는 이날 김용균 씨가 일하던 작업 현장의 열악한 실태를 폭로했다. 24시간 돌아가는 발전소에서 노동자들은 2조 맞교대(주간 11시간, 야간 13시간)로 일한다. 인력 부족으로 한 사람이 담당하는 구역이 무려 6킬로미터나 된다. 그러니 노동강도가 엄청 세다.

어둡고 울퉁불퉁한 통로에 날리는 석탄가루 때문에 노동자들은 3-4미터 앞의 동료 작업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도 용역업체는 헤드랜턴 하나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바삐 돌아가는 기계들과 매우 시끄러운 기계 작동 소리는 노동자들을 더욱 옥죈다.

오열

이런 작업 환경을 함께 둘러본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어떻게 그런 곳이 있는지 믿기지 않았다”며 또다시 오열했다.

“어제, 아이가 일하던 곳에 갔습니다. 너무 많은 작업량과 너무 열악한 환경이, 얼마나 저를 힘들게 [했는지] … 어느 부모가 자식을 살인 병기 같은 곳에 … 내가 이런 곳에 아들을 맡기다니. 말문이 막혔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우리나라에 있을 수 있는지. 옛날 지하 탄광보다 열악한 곳이 지금 시대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일하던 곳은 정부가 운영하잖아요. 그런데 이런 곳을 정부가 운영한다는 게 정말 믿기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를 바꾸고 싶습니다. 아니, 우리나라를 저주합니다. 대통령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되고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말로만입니다. 저는 못 믿겠습니다. 실천하고 보여 주는 대통령이었으면 합니다.”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현장조사 결과 발표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승진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냉정하게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정감사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했었다. 더 이상 동료가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고. 제발 죽지 않고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지만 대통령은 침묵했다. 비정규직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유가족에게 어떤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가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승진

문재인 정부는 사망 사고가 난 지 나흘이 지나도록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이 열리던 그 시간에도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고인의 빈소를 찾아 갔다가 유가족을 열 받게나 했다. “어떻게 할 것이냐”는 유가족의 질문에 그저 “사측이 잘 조사할 것이다”, “사측이 시설을 개선할 것이다” 하고 답한 것이다.

그러나 이 수석이 믿는다는 발전사와 하청업체는 사망 사고의 직접 책임자이다. 더구나 ‘우리는 석탄 제거를 지시한 적 없다’는 식으로 거짓말이나 하고, 사고를 은폐·축소하고 현장을 훼손하고 있다. 원청인 서부발전의 고위 간부는 “우리 아들을 왜 죽였냐?”고 항의하는 고인의 부모님에 대고 “우리는 관계 없다. 하청업체 책임이다” 하며 발뺌하기 바빴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당장 답을 내놔야 한다. 책임자 처벌과 외주화 중단, 제대로 된 정규직화가 그 답이다.

1차 범국민추모제

일시: 12월 22일(토) 오후 5시

장소: 서울파이낸스 앞

주최: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사전 행사: 민주노총 결의대회 오후 3시 서울파이낸스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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