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이 본격화하고 있다. 파주~서울~화성을 잇는 GTX A노선은 올해 내 착공할 계획이다. 양주~서울~수원을 잇는 GTX C노선은 최근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내년 초에 사업방식을 결정한다.

GTX는 일반 철도보다 3~4배 빠른 최고 시속 200킬로미터로 달리는 급행철도이다. GTX가 개통되면 수원, 송도, 동탄 등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까지 20여 분 만에 올 수 있다.

이는 출퇴근을 위해 긴 시간을 지하철에서 보내야 하는 노동계급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환경을 위해서도 자동차 중심이 아닌 철도를 이용한 대중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업이 민자 사업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올해 4월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GTX A노선의 우선협력 대상자로 선정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자 사업은 자본의 수익성을 위해 철도를 운영하므로 요금 인상, 안전 사고, 서비스의 질 저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지하철 9호선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12년에 서울지하철 9호선이 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가 반발 때문에 철회한 바 있다. 지하철 9호선은 혼잡도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 ‘지옥철’로도 불린다.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운영되다 보니 시설 투자를 하지 않아 최소한의 차량 대수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인력도 부족해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은 직원 1인당 수송 인력이 16만 명인데 9호선은 26만 명에 이를 정도이다. 이는 구의역 사고나 외주화된 발전소 청년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에서 보듯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민자 사업으로 정부 재정이 크게 절감되는 것도 아니었다. 민간 기업의 수익을 정부가 보장해 주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자로 운영되던 인천공항 철도는 정부 보조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결국 2009년에 철도공사가 다시 인수해야 했다. 이후 요금을 인상하는 등의 수익성 강화 조처를 취하며 다시 민간에 매각했다.

그래서 정부는 지하철 9호선이나 인천공항철도와 달리, 정부가 수익을 보장해 주는 최소수입보장제도(MRG)를 폐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GTX A노선 건설에도 정부는 총 건설 사업비 3조 2200억 원 중 1조 5500억 원을 지원한다. 여전히 민간 자본의 수익성을 높여 주기 위해 막대한 세금이 쓰이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런 민자 사업 허용을 공공부문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경제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자본가들에게 확신한 돈벌이 수단을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철도 민자 사업은 대형 건설사들과 관련 사업에 투자한 자본가들에게 안정적 수익처를 제공할 것이다. 또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 효과도 노리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부양은 일시적 효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투자로는 이윤율 저하 위기에 빠져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다. 

반면 철도를 민영화하는 고통은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아직 많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 공개된 것만으로도 GTX A 노선의 요금은 현재 지하철의 두 배나 된다. 고령자 무료 승차 제도 등도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박원순과 이재명을 비롯한 수도권의 지자체 장들은 GTX 추진을 위해 목소리를 내 왔다. 그러나 민자 사업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지역구가 고양시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마찬가지다.

철도노조 등 진보진영이 GTX의 민자사업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