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9일, 제주도에서 이민호 학생도 김용균 씨(산재로 숨진 발전소 하청 청년 노동자)처럼 혼자 기계를 수리하다 기계에 끼여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특성화고 학생으로 현장 실습을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청소년들을 가장 위험하고 열악한 곳에서 값싸게 착취하는 제도인 현장실습 폐지하고 제대로 된 개선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문재인도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유족들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 사항을 보고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노동부는 사건 원인 규명이 아니라 공장 재가동을 우선했다. 

제주 19살 고(故) 이민호 군을 추모하는 촛불 집회 ⓒ출처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이민호 학생이 혼자서 작업한 것도, 표준계약서와는 다르게 하루 11~12시간씩 일한 것도, 모두 규정 위반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말단 교사만 경징계하는 걸로 마무리했다.

이민호 학생 아버지의 말처럼 “사고 발생의 원인이 아직도 규명되지 않았고 처벌받거나 책임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학습 중심 현장실습?

당시 교육부 장관 김상곤은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래 6개월이었던 현장실습 기간이 3개월로 줄고 이름을 “학습 중심 현장실습”으로 바뀐 채 제도는 유지되고 있다.

도리어 개악도 됐다. 노동이 아닌 교육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고,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최저임금 대신 현장실습수당을 지급하게 한 것이다.

그 결과 임금이 반으로 줄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현장실습생 10명 중 7명이 월평균 120만 원에서 160만 원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는 10명 중 8명이 월평균 100만 원 이하 임금을 받는다(민주당 조승래 의원). 

일부 진보정당은 제도 폐지가 아니라 개선을 요구한다. 그러나 현장실습은 근본에서 청소년을 열악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로 쓰는 정책이다. 이를 고쳐서 사용할 수는 없다. 학생들의 상황을 개선하려면 현장실습 폐지와 함께 진정한 개선책을 추진돼야 한다.

학생들이 고등학생 때부터 열악한 저질 일자리에 매이지 않게 하려면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공공부문에 양질의 일자리를 대폭 제공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 지금처럼 특성화고를 저임금 노동계급을 양산하는 학교로 이용하는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10년간 고졸 인력은 113만 명 부족하지만 대졸자는 75만 명 초과 공급된다며 대학 교육의 기회를 확대하기보다는 고졸 취업을 유도하는 정책을 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6개월 이상 버티면 300만 원을 지급하겠다거나(고교 취업연계 장려금 지원 사업) 2~3년을 근속하면 혜택을 주겠다(청년내일채움공제)는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열악한 일을 참고 버텨야 당근을 주겠다는 식이다.

이런 식의 정책으로는 학생, 청년 노동자들이 꽃다운 나이부터 죽어나가는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 기업 이윤이 아니라 진정으로 학생들이 교육받을 권리와 노동자들의 삶을 우선시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
2차 범국민추모제

2018년 12월 29일(토) 오후 5시 광화문광장


청년 비정규직 故 김용균
청년 추모제

2018년 12월 26일(수) 오후 7시 광화문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