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노동자가 함께 고 김용균 씨 죽음에 항의하다 시립대 학생들과 청소·경비 노동자들(공공운수노조 서울시립대분회) ⓒ신정

12월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내 또래 하청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이 발전소에서 이런 죽음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초부터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외주화에 맞서 싸워 왔다. 나는 지난 8월 태안화력발전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다. 집회 제목은 ‘발전소 산재 사망자 추모 및 직접고용 쟁취 문화제’였다.

죽은 동료들을 추모하고, 노동자가 더는 죽지 않는 방법이 직접고용이라고 외치는 자리였다.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열악했다. 도저히 공공부문이라고 믿을 수 없었다. 노동자들은 빛을 생산하면서 가장 어두운 곳에서 일했다. 시원한 바람을 생산하면서 가장 뜨거운 곳에서 일했다. 식사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너무 위험했다.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작업 환경이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일을 시킬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직접고용 쟁취하자” 구호를 듣고 함께 외쳤다. 나는 죽지 않고 일하는 것이 왜 ‘요구’가 돼야 하는지, 이 사회에 분노했다.

넉 달 뒤 내 또래 청년 노동자의 사망 소식이 들려 왔다. 내가 갔던 바로 그 발전소였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소식을 알게 됐고 집회도 몇 차례 열렸다.

넉 달 전과 똑같은

고 김용균 씨 추모 집회에서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넉 달 전과 똑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여름에 외친 노동자들의 요구는 겨울이 돼도 바뀌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발전 노동자들의 외침을 무시한 결과다. 바로 그 때문에 김용균 님이 죽었다. 김용균 님을 ‘정부가 죽였다’는 유가족의 발언은 사실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더 노골적으로 친기업 정책으로 나아간다. 문재인은 기업의 걸림돌을 정부가 적극 나서 해소해 주겠다고 했다. 김용균 님의 죽음이 안타깝다는 말은 입발림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에 관심이 없다. 이런 정부에 기대를 걸어서는 죽음을 막을 수 없다.

나와 서울시립대 노동자연대 회원들은 사건을 접하자마자 학교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시립대분회 소속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함께 이 사건을 학생들에게 알렸다. 급하게 연락했는데도 노동자 10여 명이 점심시간을 쪼개 모였다. 함께한 노동자들도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죽음에 많이 분노했다. 학생과 노동자가 함께 팻말을 들고 외주화 중단과 진상규명을 외쳤다. 

보수 언론들이 노동자와 학생을 이간질하려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행동을 통해 서로의 이해관계가 다르지 않음을 새삼 알았다. 노동자들과 같은 자리에서 같은 구호를 외치며 연대감도 느꼈다.

열악한 일자리가 넘쳐나는 사회에 사는 청년·학생과 노동자는 언제든지 김용균 님이 될 수 있다. 열악한 일자리를 개선하고, 죽음의 위협이 없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더 나아가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와 학생은 연대해서 싸워야 한다.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금지!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태안화력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故김용균 투쟁승리
1.19 전국노동자대회

1월 19일(토)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중단! 비정규직, 이제 그만!
청년 비정규직 故김용균 5차 범국민추모제

1월 19일 (토) 오후 3시 30분 광화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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