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좌파 단체들(노동당,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사회변혁노동자당,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금속활가모임, 실천하는 공무원현장조직)이 경사노위 참가 반대와 투쟁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공동으로 만든 Q&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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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대의원대회 설명회에 가보니, 김명환 위원장이 “경사노위는 과거 노사정위와 다르다. 민주노총이 반대하면 절대 안건이 일방적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러면 들어가도 문제없는 것 아닌가요?

A1.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과거 노사정위의 여러 문제점 중 하나가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의결이 가능했던 것인데, 이는 경사노위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사노위는 ‘2/3 찬성’을 의결요건으로 하고 있고, 경사노위의 위원은 총 18명이므로, 12명이 찬성하면 의결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18명 위원 중에 민주노총은 몇 명일까요? 고작 1명입니다. 노동계 몫이 5명인데, 양대노총 1명씩에 양노총이 합의 추천하는 위원이 3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한국노총이 늘 하던 대로 민주노총의 뒤통수를 치고 찬성표를 던지면, 민주노총은 속수무책이 됩니다. 결국 “한국노총만 믿고 가자”는 것인데, 우리의 경험에 비춰 볼 때 과연 그들에게 민주노조의 미래를 맡길 수 있을까요.

또한, 한국 경제 위기 속에서 경사노위는 노동자들의 양보를 압박하려 합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양보와 고통분담”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노사정위가 주장했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것입니다.

Q2. 최저임금이나 노동시간을 두고 정부 개악안이 쏟아지고 있는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도 경사노위에 참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A2. “물리적 투쟁이 아닌 대타협이 필요한 시기라 판단했다. 무분별한 정리해고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서 요건을 명확하게 했다.” 지난 1998년 2월 9일 오후 3시, 성균관대 유림회관 대강당,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배석범 당시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입니다. 하지만 ‘최악을 피했다’는 설명과 다르게, 정리해고제는 2005년 ‘미래 경영상의 이유’를 인정한 흥국생명 판결 이후 사실상 사용자 마음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단 정리해고제가 도입된 마당에, 법에 모호하게 정해진 요건을 넓히는 것은 정부와 자본 입장에서 너무나도 쉬웠습니다. 국회도 있고, 법원도 있지요. 반면에 정리해고 요건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회를 찾을 때마다 민주노총에 돌아온 대답은 ‘그때 너희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합의하지 않았느냐’는 말이었습니다.

이처럼 최악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가해 합의하면, 그것은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개혁 후퇴나 개악을 정당화하고 투쟁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도둑이 들어올 때 ‘최악을 막는 방법’은 작은 문틈을 열어주고 안심하는 것이 아니라, 문을 튼튼히 걸어 잠그는 것입니다. 얼마 전 드라마에 나왔던 대사, “빼앗긴 것은 되찾을 수 있지만, 내어준 것은 되찾을 수 없다”는 말을 곱씹어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Q3. 아니, 사장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해도 교섭을 하지 않습니까. 경사노위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노정교섭은 요구한다면서요. 정부의 노동정책이 우경화되고 있다고 해서, 아예 교섭을 하지 말자는 건 너무 무리한 주장 아닌가요?

A3. 문제는, 사회적 대화와 사업장 임단협은 그 양상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임단협은 노조와 사용자가 말 그대로 ‘1대 1’로 붙어 힘이 격돌하는 장입니다. 즉 동등한 입장에서 주장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렬되지요. 반면 경사노위는 그 구성부터 불리하게 만들어졌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결렬되긴커녕 민주노총을 뺀 채 합의하곤 ‘사회적 대타협이 이뤄졌다’고 기사를 씁니다. 만일 우리 회사에 임단협을 하는데 나쁜 사장에 더해 더 나쁜 지역구 국회의원, 친사용자 교수, 지역 우익단체 등이 들어와서 함께 교섭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과연 “그래도 교섭은 해야지”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같은 이유로, 설사 나쁜 정부라고 해도 대등한 입장에서 ‘1대 1’로 붙을 수 있는 노정교섭은 언제라도 환영합니다. 반대로 정부와 사용자들이 노정교섭-산별교섭은 이런 저런 핑계로 끝까지 회피하면서, 경사노위-사회적 대화에는 적극적으로 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운동장이라는 것이지요.

Q4. 안그래도 바쁜데 경사노위로 시끄러워 죽겠습니다. 논란이 되다 보니 조합원들이 자꾸 묻는데,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도 어려워요. 대체 정부가 경사노위를 추진하려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요?

A4. 정치인들에게 목적 없는 대화는 없습니다. 민주노총에 지속적으로 사회적 대화를 압박하는 정부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경사노위 회의테이블에 올라가 있는 주제는 크게 △탄력근로제 확대 △임금체계 개악 두 가지입니다. 즉 고용 유연화(정리해고제)와 고용형태 유연화(비정규직 확산)이 거의 완성된 마당에, 이제 남은 노동유연화 과제인 △노동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유연화에 대못을 박겠다는 것이 경사노위의 목적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문전투’를 내세워 민주노총을 파렴치한으로 몰면서까지 경사노위 참가를 강요하고, 경사노위의 첫 번째 논의과제로 탄력근로제 확대방안이 거론되고, 같은 시기 정부가 직무급제 도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는 ‘광주형 일자리’ 확대 방침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6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를 시작으로 본격 도입된 한국에서의 사회적 합의주의는 이후 정부의 성격과 노선을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공통점은 크게 세 가지로, △일관되게 노동유연화의 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점과 △설사 해당 정권에서 노사정 합의를 통한 법제도 개악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이후 이 ‘대화’가 개악의 정당성으로 활용됐다는 점 △소위 ‘민주당 계열’ 정부 하에서의 개악 추진력이 더 강력했다는 점입니다.

Q5. 설사 임금체계나 노동시간을 개악하기 위해 경사노위가 열린다고 해도, 우리 조합원들은 단협이 있어서 얼마든지 막을 수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집행부가 해 보겠다고 하는 일이 힘을 실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A5. 첫째, 경사노위의 가장 큰 피해자가 바로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라는 것은 큰 문제가 됩니다.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야 단협으로 막는다고 쳐도, 노조가 없는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들은 경사노위 논의의 폐단을 그대로 받아야 해요. 하지만 우리는 ‘민주노조’입니다. 또 ‘2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외치고 있어요. 200만 조합원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과 미조직 노동자들의 가입이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가장 먼저 피해가 가는 논의에 참여하는 것은 표리부동이 됩니다. 또 이런 측면에서 경사노위가 사회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한 기구라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둘째, 단체협상에 참여하는 사용자에게 또 하나의 무기를 쥐어 주는 셈이 됩니다. 탄력근로 확대방안을 들고 와서는 ‘너희 민주노총 위원장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논의하는 판인데, 대체 왜 이러냐’고 공격하는 것이지요. 조직노동자 비율이 고작 1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노동시간-임금체계 개악 움직임은 큰 위협이 됩니다. 게다가 경사노위 테이블에서 민주노총을 기다리는 의제 중 하나는 바로 ‘사용자 대항권 강화’입니다.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확대, 사업장 내 점거파업 금지 등의 내용이지요. 이는 단체행동권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칩니다.경사노위 논의는 나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일이 결코 아닙니다. 싹부터 잘라야 합니다.

Q6.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민주노총이 고립되고, 사회적 위상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A6. 지난 2015년을 떠올려 봅시다. 당시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에서 노동개악에 합의했고, 민주노총은 총파업을 선언하며 투쟁의 길로 당당히 나섰지요. 그렇다면 당시에 위상이 높아진 것은 노사정위 안에 있던 한국노총이었을까요, 아니면 밖에 있던 민주노총이었을까요. 이후 민주노총은 총궐기 투쟁을 거쳐 박근혜 퇴진 촛불의 중심에 서며 사회적-정치적 위상을 높였습니다. 지난 2015년뿐만이 아닙니다. 96-97년 총파업 때에도, 2002년 발전노조 파업 때에도, 2007년 이랜드 파업 때에도, 2013년 철도파업 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발언력을 최고조로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노동자를 위한 민주노총’으로 우뚝 섰던 때는 타협에 연연할 때가 아니라 투쟁에 나섰을 때였습니다. 이랜드 파업은 영화 〈카트〉를 낳으며 비정규직 문제를 쟁점화했지만, 정리해고 합의는 오히려 민주노총의 치욕으로 남아 있습니다.

Q7. 그래도 유럽의 선진국 노조들은 다 사회적 대화를 한다고 하던데요? 우리도 OECD 가입국인데, 마냥 투쟁에만 나설 순 없지 않나요?

A7. 유럽의 노동조합이 사회적 대화에서 그나마 피해를 면했던 때는 ‘호황기’였습니다. 즉 경제호황으로 과실이 많을 때, ‘손해 보는 사람은 없지만, 누가 더 많이 쟁취하느냐’를 두고 대립할 때였지요.

이런 유럽조차 요즈음과 같은 ‘불황기’에는 사회적 대화에서 이탈하고 있습니다. 가령 문재인 정부는 네덜란드의 사회적 대타협을 모델로 제시합니다. 네덜란드 모델의 핵심은 일자리 창출을 명분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삭감하는 것이었습니다(바세나르 협약). 그러나 이 협약의 결과 시간제 일자리가 늘고, 저임금 노동자가 증가하고, 여성 빈곤이 확대됐습니다. 경제 상황이 나쁠 때는 노동자들에게 더 일방적인 양보가 강요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협약의 출생지인 유럽에서조차 사회적 대화는 쇠퇴하고 있습니다. 1970~80년대에는 노동조합이 양보한 대가로 알량하게나마 복지가 제공됐지만, 1990년대 들어 점점 일방적 양보만 강요됐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국제노동기구(ILO)조차 〈ILO보고서〉(2018. 10)에서 이렇게 조언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사회적 협약 체결에서 한걸음 떨어져서, 대신 조직이나 노동자의 이익과 권리를 방어하는 기본적인 노사관계 업무에 그들의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이 차라리 현명할 수 있다.”

Q8. 경사노위에 참여하더라도 대화에만 치중하지 않고 투쟁과 대화를 병행하면 문제없지 않을까요? 어차피 노동조합이 협상을 안 할 수는 없잖아요?

A8. 물론 노동조합은 협상을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대화는 ‘수단’이 되어야지, ‘목적’이 돼서는 안 됩니다. 투쟁을 통해 정부와 사측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것과, 사측이나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경사노위 논의에 참가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경사노위는 어떤 자리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이 주고 있습니다. 그는 “경사노위는 싸움을 말리는 곳”이라면서 “합의하지 않고 중간에 뛰쳐 나갈 거면 아예 들어오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투쟁하는 곳이 아니라 타협하는 곳이니, 잘 알고 오라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투쟁과 교섭을 병행한다’며 다시 뛰어나온다고 한들, 오히려 불참하는 것보다 더 큰 비난을 감수해야 합니다. 사회적 대화 참가자들은 상대가 투쟁에 나서면 신뢰를 깨트리는 행위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투쟁은 노동조합이 언제든 쉽게 꺼내어 쓸 수 있는 주머니칼이 아닙니다. 투쟁은 생물과도 같아, 기회를 놓치면 동력이 소진되고, 되살리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즉 투쟁과 대화의 병행은 생각과 달리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화에 연연하다 보면 투쟁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사례가 더 많지요. 지난해 6월 30일 7만 명 규모의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직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청와대 면담 등 대화 추진으로 나아가면서 투쟁이 확대되지 못했던 것이 그런 사례입니다.

Q9. 그럼 경사노위에 참가하지 않으면 어떤 대안이 있을까요?

A9. 경사노위 불참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경사노위 바깥에서 뒷짐 지고 있다면, 사회적 대화를 내세운 개악을 막을 수 없습니다. 친기업-반노동 개악을 막고 촛불 염원을 현실화시키려면 단호하게 싸워야 하고, 투쟁을 최대한 확대해야 합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퇴진’을 민주노총의 사업목표로 내세웠을 때, 많은 사람들이 허황되다고 비웃었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 요구를 내걸었을 때도 마찬가지 반응이었지요. 하지만 불과 2년 사이에 상황이 크게 변했습니다. 박근혜는 큰 파도같은 국민의 투쟁 앞에 결국 물러났고, 최저임금 1만원은 속도 차이만 있었을 뿐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대선공약이 됐습니다. 바로 이것이 투쟁의 힘입니다.

특히 최근 정부의 반노동 정책이 반복되면서, 노동자들의 정서는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이런 변화를 읽고, 투쟁 기회를 허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의 개혁 후퇴와 타협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비판하고 투쟁해야 합니다. 그래야 실망한 촛불 대중의 희망이 될 수 있습니다. 불과 2년 전, 박근혜 대통령을 내쫓은 힘은 ‘질서 있는 퇴진’ 운운했던 제도권 정치가 아니었습니다. 협상과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거리의 함성과 투쟁의 힘이었음을 잊어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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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공동성명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불참과 대정부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친기업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는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제대로 경청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경제 활력을 위한 기업 지원을 약속했다.

규제 완화, 의료영리화, 공공시설 민간투자 확대(민영화) 등은 이명박근혜 정책의 노골적인 계승이다. 문재인 정부는 속빈 강정이던 “소득주도성장”과 “노동존중”마저 내던졌다.

홍남기 부총리와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속도가 빨라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현장 목소리를 토대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사용자들의 불만을 수용해, 최저임금 인상을 늦추고 탄력근로 확대 개악을 단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또, 반값 임금에다 노동권도 없는 일자리인 ‘광주형 일자리’ 확대 계획도 내놨다.

스물넷 하청 노동자 김용균 씨가 일터에서 처참하게 죽고 동병상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겠다고 한다. 줬다 뺏은 최저임금, 엉터리로 전락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항의가 계속돼 왔지만, 정부가 정책에 반영하려는 “현장 목소리”에 노동자들은 없다.

이런 것들이 문재인 정부가 확고하게 제시하고 있는 2019년 정책 방향이다.

문재인 정부의 우경화는 경제 위기와 고용 사정 악화를 배경으로 몇 달 새 급진전돼 왔다. 최저임금 후퇴,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 광주형 일자리 추진, 노동권 보장 외면, 국민연금 개악 등은 기업의 이윤을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보다 앞세우겠다는 뜻이다.

촛불에 뒤늦게 올라타 집권해 놓고 이제 촛불 염원을 완전히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택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문재인 정부의 노골적인 우경화와 노동자 공격에 맞서 단호하게 대중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집행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이전의 사회적 대화 기구(노사정위)와 다르다며 참가를 추진해 왔다. 이전에는 경제 위기를 배경으로 양보를 강요하려 했다면 경사노위에서는 불평등 해소나 사회 개혁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경사노위도 정부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대화 모양새를 띨 뿐 목적은 탄력근로 확대하고, 임금 깎고, 연금 깎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서 “대화, 타협, 양보, 고통분담”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만약 민주노총이 정부 정책 결정에 개입해야 한다는 논리로 경사노위에 들어간다면, 결론이 뻔한 대화 속에서 타협과 양보를 강요받게 될 것이 확실하다. 그러므로 민주노총은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불참과 문재인 정부의 친기업·반노동 정책에 맞선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경사노위에 들어가지 않으면 정부의 각종 개악을 방치하게 되고 민주노총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경사노위 바깥에서) 개악을 방치하는 것과 (경사노위 안에서) 개악에 합의해 주는 것, 두 나쁜 선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경사노위 바깥에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싸운다면, 촛불 염원을 무시하고 보라는 듯이 우경화하는 문재인 정부를 한 발 물러서게 만들 수 있다.

박근혜를 끌어내린 촛불 투쟁의 주역이었던 노동자들은 이런 투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비롯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상당한 투쟁을 했다. 문제는 지도부가 이런 투쟁을 모아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광범한 저항으로 확대시키지 못한 것이다.

사회적 대화 테이블에 올라온 임금, 연금, 노동시간 등의 의제들은 민주노총 조합원뿐 아니라 노동계급 전체의 조건이 걸린 문제다. 조직노동자들인 민주노총이 양보 강요를 거부하고 이런 조건을 지키고자 대담하고 단호하게 싸우는 것만이 전계급적 책무를 다하는 것이다.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하고 대정부 투쟁을 결의해야 한다.

2019년 1월 17일
노동당, 노동자연대, 노동전선, 사회변혁노동자당, 공공운수현장활동가회의, 금속활동가모임, 실천하는 공무원현장조직, 대구민중행동, 평등노동자회, 현대차 금속민투위, 현대차아산민투위, 현대차 남양민투위, 현대차 노동전선(전주), 기아차 노동자의힘, 대전충북 활동가모임, 대우조선 현장중심의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 건강보험 현장회, 철도노동자회, 현대차 전주 동지회

* 위 내용으로 민주노총 대의원·현장간부(와 조합원) 연명을 받아 1월 28일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때 발표합니다. 연명 마감은 1월 26일(토) 저녁 6시까지입니다.

온·오프라인으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연서명 주소: http://bit.ly/경사노위참여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