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보르노스트는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 독일에서 급진 좌파들이 뭉친다면 역사적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독일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PD)은 텃밭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에서 재앙적 패배를 겪자 당내 반란을 막으려는 절박한 심정에서 조기 총선을 제안했다.

2주 전 SPD의 패배는 독일 정치의 전환점이었다. 이미 예상된 패배였지만, SPD 지도부를 경악하게 만든 것은 패배의 규모였다. 이처럼 SPD에 대한 총체적 환멸이 존재하는 상황은 믿을 만한 좌파적 대안을 건설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새로운 좌파 정당인 ‘선거대안’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선거에 출마해 2.2퍼센트를 득표했다.

‘선거대안’과 옛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주사회당(PDS)은 새로운 범좌파 건설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의미심장하게도, SPD의 옛 지도자이자 재무장관이었던 오스카 라폰테인은 지난 주에 자신이 39년간 몸담았던 SPD를 탈당했다.

그는 독일 사민당 정부의 총리인 게르하르트 슈뢰더에 맞서 좌파 연합을 이끌 준비가 돼 있다. ‘선거대안’과 PDS 사무실에는 둘이 함께 행동하라고 촉구하는 이메일이 폭주했다.

이미 여론조사에서는 8퍼센트의 사람들이 라폰테인을 앞세운 좌파 연합이라면 확실히 투표하겠다고 답하고 있고, 18∼22퍼센트의 지지율도 가능해 보인다.

SPD와 녹색당 연립정부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것은 스스로 정치적 파산을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이 추진해 온 ‘아젠다 2010’과 사회보장 해체 정책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복지국가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공격이었다.

SPD는 슈뢰더가 집권한 이후 13만 5천 명의 당원을 잃었다. 올해 1월에 실업 급여 삭감이 발효되자 1만 명이 더 탈당했다.

2004년에 ‘선거대안’이 결성된 것은 SPD 지지자들의 환멸을 가장 분명히 보여 주는 징표였다. 최근에 치러진 일련의 선거를 보면, ‘선거대안’이 SPD의 옛 아성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베르하우젠에서는 4.3퍼센트를 득표했다.

득표수는 18만 표였는데, 이는 그 지역에서 신생 좌파 정당이 첫 선거에서 얻은 표수로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치다. 슈뢰더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핵심 이유는 이처럼 SPD의 몰락과 대중적 지지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슈뢰더와 SPD 사무총장 프란츠 뮌터페링은 자신들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당내 반발과 분열을 두려워한다.

SPD의 노동자 부문 지도자인 오트마르 슈라이너는 탈당하겠다고 협박했다. SPD 국회의원 11명은 대기업 세금 감면안에 찬성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뮌터페링은 자신이 의원단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고 슈뢰더에게 말했다. 어느 소식통에 따르면, 슈뢰더는 이런 상황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조기 총선을 결정했다.

좌파가 한 발 크게 내딛기까지 앞으로 4개월 남았다.

많은 쟁점들이 풀리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예컨대 PDS는 베를린과 멕클렌부르크-포르포메른 주의 집권당으로서 공공비용 삭감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신자유주의에 맞서 PDS와 연합하는 것은 지방 정부에서 PDS가 수행해온 역할에 의문을 던질 것이다.

전반적 분위기는 흥분이며, 단결을 향한 열망이 압도적이다. 독일 좌파에게 역사적 기회가 찾아왔다.

이런 분위기가 독일에서 대규모 사회적 시위들을 낳았고 프랑스에서는 유럽헌법을 부결시켰으며 영국에서는 리스펙트의 약진을 가능케 했다. 우리는 이런 정서를 가진 대중을 조직해야 한다.

번역 천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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