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그 위험성을 알고도 억지로 출근길에 나서야만 하는 노동계급에게 더 큰 고통이다 ⓒ조승진

미세먼지가 우리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한 요소가 되고 있다. 특히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입자상 물질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폐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유해하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폐포를 통해 모세혈관으로 이동해 기관지염,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 협심증, 심근경색증 같은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치매, 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2018년 영국 BBC 방송은 유럽에서 대기오염으로 매년 40만 명이, 인도에서는 62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고 보도했다. 이미 2007년에 대기 중 초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세계 전체의 조기 사망자 숫자(345만 명)가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125만 명)에 비해 2.8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중국 장쑤성에 사는 8세 여아가 폐암에 걸렸는데, 발암 원인이 초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나 중국 대륙을 충격에 빠뜨린 일이 있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특히 미세먼지가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미세먼지는 초미의 쟁점이 되고 있다.

그런데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두고는 갑론을박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이유가 중국 때문인지 아니면 국내 요인 때문인지, 국내 요인 중에서도 화력 발전소 때문인지 아니면 자동차 배기가스 때문인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가짜뉴스도 많이 등장하는데, 전형적인 가짜뉴스는 북경의 공장들이 산둥성으로 이전하면서 한국에 미세먼지가 많아졌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석탄 화력 발전소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며 핵발전소 확대 주장의 근거로 미세먼지를 든다. 또 일부 환경 전문가는 2차 미세먼지의 형성 원리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1차 미세먼지를 줄이더라도 2차 미세먼지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근거로 1차 미세먼지 감축 노력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한 원인이 중국발 미세먼지인 것은 맞다. 오염원이 전혀 없는 백령도에서 초미세먼지가 나타난 사례나 중국 설인 춘절이 지난 뒤 폭죽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이 한국에서 검출된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미국 환경보호국이 개발한 대기질 지수 지도를 보면 대체로 중국의 공업 지역에서 대기질 지수가 나쁜 날이 많다. 이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 수많은 석유화학 및 제조업 공장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이 한국의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한 논문은 중국의 실질 GDP 1퍼센트 증가가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를 3.32퍼센트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한국의 실질 GDP 1퍼센트 증가가 중국의 요인보다 더 큰 영향(4.32퍼센트 증가)을 미친다(장경수·여준호, ‘한국과 중국의 경제 성장이 한국의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 분석’, 2016).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된 바가 없고, 한국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도 사례마다 제각각이어서 미세먼지 문제를 모두 중국발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한국의 요소가 중국 요소보다 더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정책지원시스템(CAPSS)이 제공하는 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별 현황을 보면(2013년), 미세먼지의 경우 비산먼지(41퍼센트)가 압도적으로 높고 그 다음이 제조업 연소(34퍼센트)이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제조업 연소로 인한 배출량이 전체의 40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비산먼지는 일정한 배출구 없이 바람에 날려 대기 중으로 직접 배출되는 먼지다. 포장도로나 비포장도로에서 발생하는 도로 표면 마모나 타이어 마모 또는 흙먼지 등과 건설 공사에서 발생하는 각종 먼지들이 포함된다. 농축산 활동에서도 발생하는데, 배출원과 배출량이 불확실해 공식 자료에서는 제외한다.

최근 들어 많은 대기환경 과학자들이 미세먼지의 배출원, 이동 경로, 2차 대기오염물질 생성 과정 그리고 인체 유해도 등을 연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분명한 두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의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한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더 크게 작용한다.

둘째, 한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요인들을 보면, 제조업 연소, 자동차 배기가스, 에너지 산업 연소, 생산공정 등이다.

특히 후자의 사실로 볼 때 중앙정부나 지자체들이 미세먼지 예방 정책들을 펼치고 있지만 그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들은 경유차 운행 제한, 차량 2부제, 도로 청소차 투입, 인공강우, 외출 자제 경고 문자 발송 등을 대책으로 내놓는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은 못 된다.

효과가 미미한 경유차 운행 제한이나 차량 2부제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초)미세먼지의 발생 근원을 없애거나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발생한 미세먼지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는 전기차도 포함돼 있는데, 이것은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시간과 장소만 바꿀 뿐 그 양을 줄이는 대책은 전혀 아니다. 이렇다 보니 환경부가 고등어구이나 직화구이가 미세먼지의 주범인 양 보도하는 코미디 같은 일도 벌어졌다.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제조업 공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오염원을 대폭 줄여야 한다. 그리고 현대차나 기아차 같은 완성차 업계는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저감 장치를 부착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는 매연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산업 안전에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모든 일들이 기업의 이윤이라는 벽에 부딪혀 좌절되고 있다.

최근의 한 연구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한반도 주변에서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이우섭, ‘한반도 미세먼지 발생과 연관된 대기패턴 그리고 미래 전망’, 2019). 지구온난화로 한반도 상공의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북극의 찬 공기 유입을 막기 때문이다.

깨끗한 대기환경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것이고 또한 우리 후세대가 공유해야 할 자산이다.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위해 마음대로 약탈하고 낭비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대기환경을 오염시킬 권리를 암묵적으로든 명시적으로든 기업들에게 준다. 따라서 기업들은 환경을 파괴하는 저비용 방식으로 생산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그 피해의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미세먼지는 이윤 추구를 우선시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친환경 생산 방식이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온갖 오염물질들이 많이 발생하더라도 저비용 고이윤 생산 방식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한편, 한국의 미세먼지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할지라도 그 일부는 중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한 국가 차원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온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작동 원리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따라서 이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은 국제적이고도 반자본주의적인 대안 속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