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대의원들은 지난 1월 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의 경사노위 참여 시도를 무산시켰다.

그러나 민주노총 중집의 일부는 경사노위 참여안이 거부됐다는 것을 부정하고, 새로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안을 다시 표결에 부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글은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반대를 주도한 좌파 단체들이 경사노위 참여 재시도를 반대하며, 민주노총 지도부가 약속한 투쟁 계획을 내놓고 투쟁을 즉각 전면화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서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확대 개악에 합의했다. 사용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정부가 강력히 밀어준 이 개악이 경사노위에서 합의 모양새를 얻은 것이다. 한국노총은 말로만 투덜거리다가 개악에 야합하는 구태를 반복했다.

이로써 경사노위가 답과 시한을 정해 놓고 정부 정책을 정당화하는 수단임이 분명히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는 노사가 한 발씩 양보했다고 합리화하지만, 보완책은 기만일 뿐이다. 이번 합의는 노동자들에게 사용자들의 필요에 따른 장시간 노동이라는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다.

이 상황은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지난 1월 대의원대회에서 집행부의 경사노위 참여 시도를 무산시킨 것이 완전히 올바랐음을 보여 준다. 경사노위에 참여해 정부 정책 추진의 들러리가 되기를 거부하고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맞서기를 바라는 조합원들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이 결과에 비춰 보면, 민주노총 집행부는 탄력근로제 개악 등에 반대하는 투쟁을 진작 확대해야 했다. 그럼으로써 탄력근로제 반대를 이슈화하고 장시간 노동에 신물난 노동자들에게 불만의 초점을 제공해야 했다. 경사노위 불참은 경사노위 야합을 방치하자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김명환 집행부는 방향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하지 않고 있다. 대의원대회 말미에 위원장 자신이 “경사노위 참여를 빼고” “사업계획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혔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일부 산별연맹 위원장들은 경사노위 참여안이 부결된 것이 아니라며 무리하게 경사노위 참여(안) 토론과 표결을 기어이 다시 해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67차 대의원대회 결과 경사노위 참여(안)이 거부됐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 결과를 비판하는 언론들(〈한겨레〉나 〈경향〉 등)조차 그렇게 보도했다. 이것을 뒤집으려는 시도는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그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일부 간부들이 이런 시도를 지속한다면 민주노총은 훨씬 더 심각한 갈등과 분열에 휩싸일 것이다.

김명환 집행부는 67차 대의원대회 결과 경사노위 참여가 거부됐음을 분명히 하고, 투쟁 중심 사업계획을 결의하기 위한 대의원대회를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

또한 탄력근로제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지금 당장 선포해야 한다. 여야가 합의하면 국회에서 개악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예정됐던 3월 6일 총파업 계획만 되뇌는 것은 안일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 중집이 2월 21일 회의에서도 대의원대회 결과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을 지속한다면 조합원들은 크게 실망할 것이다. 대의원대회 결과를 올곧게 인정하고, 정부의 각종 개악에 맞서는 투쟁을 즉시 전면화해야 한다. 

2019년 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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