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강남의 한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클럽 내 마약 유통, 약물 강간 모의 의혹, 강남 일대 클럽들과 경찰 사이의 유착 등으로 번졌다.

담당서인 강남경찰서와 역삼지구대가 클럽 ‘버닝썬’ 직원들의 폭행·성범죄를 묵인하고 오히려 그에 공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사건의 피해자임을 주장해 온 김모 씨는 해당 클럽이 여성 고객 강간을 조직적으로 모의하고 이를 이용해 단골 VIP 고객들을 유치해 왔다고 폭로했다.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 GHB가 이용됐다고 한다. 이 약은 다른 마약과 달리 무색 무취라서 몰래 먹이는 용도로, 흔히 성범죄에 사용된다고 한다. 게다가 대체로 12시간 안에 체외로 배출돼 사후 검출이 어려워 약물 강간의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한다.

복수의 VIP 남자 고객들은 클럽 직원들이 자신들에게 ‘빨리 오라’며 약물에 취한 여성들의 나체 사진과 동영상 등을 여러 차례 보냈다고 언론사에 제보했다(2월 13일, MBC 보도). 클럽 직원들은 이런 일들을 하고 수백만 원에 이르는 팁을 받았다는 또 다른 증언도 나왔다.

돈벌이에 눈이 멀어 클럽 측이 여성 고객들을 희생양 삼은 충격적인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클럽 ‘버닝썬’은 유명 가수가 운영하는 곳이자 1억 원짜리 양주 세트 등 초고가 전략으로 유명세를 탔다. 클럽 직원들은 한 번에 3000만 원씩 쓰고 가는 중국인 ‘큰손’ 고객 등 단골 VIP 고객들을 붙잡는 데 사활적이었다고 한다.

경찰 유착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경찰의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며 ‘셀프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의혹이 갈수록 커지자 서울지방경찰청은 뒤늦게 전직 경찰관이자 화장품 회사 임원인 강모 씨가 버닝썬과 경찰 사이의 금품 수수를 매개했다는 증거를 잡아 수사 중이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강모 씨를 같은 건으로 수사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풀어 준 바 있다. 강남서 경찰발전위원 중 하나가 ‘버닝썬’ 지분의 42퍼센트를 소유한 주요 주주였다는 것도 드러났다.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듯, 유흥업계와 지역 경찰 간 유착은 매우 뿌리 깊다. 그간 경찰의 묵인과 방조 덕분에 위와 같은 끔찍한 일들이 버젓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서울경찰청이 클럽가 일대로 수사 범위를 넓히고 마약 단속 종합 대책을 내놨음에도, 사람들이 경찰의 ‘셀프 수사’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게다가 경찰은 여성 대상 성범죄에 미온적이거나 권력층 가해자를 눈감아 주기 일쑤였다.

3월 2일 혜화역 인근에서 “남성약물카르텔 규탄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이 시위는 물뽕(GHB) 이용 성범죄자, 클럽, 경찰과 검찰, 정부의 책임을 옳게 묻고 있다.

성범죄 가해자들과 클럽 운영자, 뇌물 수수 경찰관들은 처벌받아야 한다.

또,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입히고, 특히 ‘물뽕’처럼 성범죄에 악용되는 마약류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 약물 성범죄를 조장하며 돈을 벌어들이는 자들도 처벌받아야 한다. 물론, 대마초 같이 마약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불법화하거나, 마약 사용자 개개인을 처벌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에는 반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