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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의 위기

고려대 이건희 학위 수여 저지 시위는 그 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삼성의 온갖 악행을 들춰 내는 좋은 계기가 됐다.

이 때문에 이건희가 며칠 후 시위는 “내 부덕의 소치”라며 꼬리를 내렸음에도 삼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권력을 끌어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핵심 권력인 사법부와 행정부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삼성으로 몰리고 있다. ‘이미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던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사실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한겨레〉 5월 29일치)

삼성전자가 형사 고발한 삼성전자 소속 노동자를 기소한 한 검사는 퇴직한 뒤 곧바로 삼성에 취업했다.

이런 비난 여론을 수습하기 위해 이건희는 사장단과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2주에 걸쳐 대책회의를 했다.

그러나 삼성 간부가 밝혔듯이, “무노조 경영과 경영권 세습이 (삼성의) 아킬레스건”이다.

고대 시위가 있은 후 열린 삼성 노동자들의 기자회견에서는 21세기의 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삼성의 노동 탄압 사례 발표가 있었다.

‘너까짓것 하나 죽이는 것쯤이야 삼성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야’라며 살해 협박을 하고, 죽은 사람 명의로 핸드폰을 만들어 노조원 위치추적을 하고, 노동 탄압 사실을 폭로했다고 되레 노동자를 감옥에 집어넣고, 노조 일일주점에 참가했다고 해고하고, 노조 결성을 주도하는 노동자의 딸을 미행하고, 노조 유인물을 받기만 해도 해고 협박하고, 전기봉으로 파업 노동자 폭행하고.
이러한 삼성의 악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이마트 노동자들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라는 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을 간단히 무시하고 노동조합원을 전원 해고했다. 삼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다.

그러나 이건희 학위 수여 저지 시위는 삼성에 맞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영감을 줬다.

지난 5월 21일에 있은 이마트 공대위 집회에서 고대 시위 학생들의 최종 승리 발표를 들은 이마트 노동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원직 복직, 노조 인정의 그 날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환 위원장은 이건희 저지 시위 학생들과 면회한 자리에서 “삼성에 맞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