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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이라크 군대 4만 명이 바그다드에서 저항세력 소탕을 위한 총력 공세 ― 소위 “번개 작전” ― 를 펼치고 있다.

최근 바그다드 일대에서는 저항세력의 무장 공격이 급증해 왔다. 미국과 이라크 정부를 상징하는 모든 것이 공격 대상이었다. 5월 23일에는 신임 이라크 보안 책임자가 무장 세력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미군은 최근 몇 차례의 군사 작전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기껏해야 망신을 면하는 정도였다. 끝이 안 보이는 주둔 때문에 미군 병사들 사이에서 ― 미국 국내에서도 ― 피로와 불만이 쌓이고 있다.

점령지의 수도에서 벌이는 대규모 군사 작전은 이렇듯 미국의 다급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미군은 바그다드를 팔루자 식으로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바그다드는 팔루자보다 20배나 큰 도시다.

미군과 이라크군은 기껏해야 바그다드에 대한 통제력을 잠시 회복하는 정도일 것이다.

반면, 그들이 바그다드에 집중하는 동안 이라크 전역에서 저항이 솟구치고 있다.

〈인디펜던트〉 기자 패트릭 콕번은 미국의 딜레마를 이렇게 묘사한다. “[미]군은 일종의 소방 부대 같은 역할을 한다. 급한 불길을 잡는 데는 잠시 효과가 있지만, 항상 불이 완전히 꺼지기 전에 떠나는 게 문제다. 인구 3백 만의 니네베 주(州) ― 모술이 주도 ― 에 미군은 고작 6천 명뿐이다.”

미군은 이라크 보안군을 총알받이로 내세우고 자신은 중무장한 기지로 철수해 희생자를 줄인다는 계획 ― 소위 “이라크화” ― 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위험이 따른다. 미군이 뒤로 물러나면 이라크의 대부분이 사실상 저항세력에게 넘어갈 것이다.

이미 이라크 서부는 거의 완전히 미군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고, 남부 바스라조차 저항세력의 손에 넘어갈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군을 대체하기에는 이라크 보안군의 사기나 무장, 훈련 수준이 형편없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미국이 조장해 온 종파간 갈등 때문에, 충돌이 종파와 인종의 경계에 따라 벌어지는 경향이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작전에 투입된 이라크군의 압도 다수도 시아파와 쿠르드족이다. 반면, 공격 대상의 압도 다수는 수니파일 것이다.

지난 팔루자 학살 이후 이런 패턴이 반복돼 왔다. 이라크 군대가 감행하는 모든 공격은 수니파 지역에 집중돼 왔고, 모든 병력은 시아파나 쿠르드족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라크 경찰도 시아파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병력들이 충원된 시아파 공동체나 도시가 공격 목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저항세력의 공격이 압도적으로 미군과 이라크 군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점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최근 이슬람혁명최고평의회(SCRI) ― 현재 이라크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최대 시아파 정당 ― 가 이끄는 바드르 여단이, 같은 시아파인 알 사드르가 이끄는 마흐디 군과 무장 충돌을 벌인 데서 드러나듯, 진정한 대립은 수니파와 시아파가 아니라 점령군과 꼭두각시 정부 그리고 저항 운동 사이에 있다.

다른 한편 미국은 매수와 협박을 통해 수니파 정치 지도자들이 저항 운동과 단절하고 새 헌법 작성 과정에 참여하게 만들려 한다. 그래서 지난 5월 22일 일부 수니파 정당들이 헌법 제정 과정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했다.

급진 시아파 지도자 알 사드르 역시 시아파와 수니파 사이의 중재에 나서는 것과 함께 정치 과정 참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미국이 원하는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 참여를 선언한 수니파 정당들은 최근의 수니파 성직자 납치·살해에 바드르 여단과 이라크 내무부 장관이 연루해 있다고 비난하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알 사드르의 중재 역시 아직까지는 현 정부와의 타협보다 두 종파 사이의 무분별한 충돌을 막는 데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그는 “미국이 종파 갈등을 악화시켰다”고 비난한다.

지난 6일에는 “점령군이 남아 있는 한 정치 과정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고 “점령 인정에 완전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온갖 폭력과 야비한 술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점점 더 깊숙한 수렁에 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