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월 7일) 예정돼 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본회의가 비정규직, 여성, 청년 위원의 불참으로 무산됐다(각각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 회의 규정상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확대가 합의되는 과정에서 계층 3대표는 아무런 개입도 할 수 없었고, 미조직 노동자들은 실질적 보호를 받기가 어려운 합의안이 고스란히 본회의로 올라와 오로지 표결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저희는 자괴감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3인 공동입장 중)

이번 본회의는 노동자들의 조건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탄력근로제 확대와 노동기본권 개악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런 개악 논의를 거부한 3인 위원의 불참 결정은 지당하다. 

다만, 3인 위원이 “장외 투쟁만으로 전체 노동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기 어렵다”며 민주노총에 경사노위 참여를 촉구한 것은 현실과도 맞지 않다. 탄력근로제 야합이 보여 주듯, 경사노위는 노동자의 양보를 압박하고 정당화하는 구실을 하고 있다. 심지어 문성현 위원장은 본회의가 무산되자 “위원회 의사결정 구조와 위원 위촉 등 운영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판국이다. 경사노위 구성을 바꿔서라도 개악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오히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불참하고 개악 규탄 투쟁을 하고 있는 덕분에 3인 위원들도 경사노위를 박차고 나와 비판할 자신감과 정당성을 얻었을 것이다. 특히 금속, 공공, 특수고용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죽이는 경사노위 해체하라”며 3월 5일부터 경사노위 사무실에서 항의 농성을 벌였다.

3월 11일 경사노위 본회의가 다시 열릴 예정이다. 3인 위원은 불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한편, 지난달 19일 탄력근로제 확대에 합의해 준 한국노총은 이번에도 본회의에 참여하는 배신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민주노총과 계층별 노동위원 3인을 향해 “먹기 싫은 반찬 있다고 밥상을 엎어 버리나” 하고 비난하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그러면 밥상에 독약이 올라와도 받아먹어야 한다는 것인가?

한국노총은 노동자 대중의 등에 칼을 꽂는 배반을 중단하고 즉시 경사노위에서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