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노동자들이 3월 11일 오후 서울 양재동 SPC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3월 11일 오후 1시 SPC 그룹(파리바게뜨 본사) 앞에서 합의서 이행 촉구 집회 “눈가리고 아웅하는 SPC 개섯거라”가 열렸다. 1월 31일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사측의 사회적 합의 불이행을 규탄하며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하고서 열린 첫 연대 집회이다.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과 그 상급 단체인 화학섬유식품노조 소속의 다른 지회 조합원들 150여 명이 참가해 본사 앞 인도를 가득 메웠다.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 정의당 강은미 부대표도 연대를 위해 참석했다.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조합원들의 표정은 밝았고, 구호를 외칠 때 기세도 높았다. 조합원들은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은 약속한 거 안 지킨 놈!”, “일방적인 단축 근무 제빵기사 죽어난다”, “강압적인 단축 근무 카페기사 죽어난다” 등을 힘차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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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파견 노동자들이었던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은 전 사회적 관심 속에서 파리바게뜨의 자회사로 고용되는 형태로 정규직화됐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말처럼 “지금까지 변한 것은 없었다.” 

지난 합의에서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3년 안에 본사 직원 임금만큼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조합원들의 임금 인상 기대가 컸다. 그러나 본사 직원들의 임금은 사실상 동결되고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의 임금은 연장근로가 축소돼 오히려 줄었다. 

파리바게뜨가 모든 노동자들과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한 것도 합의 사항의 하나였다. 

그 전까지 노동자들은 기본급도 명시되지 않은 미흡한 근로계약서를 썼었는데, 파리바게뜨가 책임지고 제대로 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러나 이런 아주 기본적인 약속도 사측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노동조합이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하는 대신 사측이 이에 따른 법률소송비를 지급하기로 했지만, 사측은 이것도 무시하고 있다. 

노사 간담회 및 협의체 운영 약속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사측은 부당노동 행위자를 징계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오히려 그를 승진시켰다.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이후 오히려 노동 강도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 52시간제를 적용했지만 인력을 늘리지 않고 임금도 보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량은 그대로인데 더 적은 시간 내에 일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파리바게뜨 지회 정혜미 사무장은 “강제 단축으로 노동 강도는 높아지고 실질임금은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측의 노골적인 노조 무시도 불만을 자아내고 있다. 2월 7일 파리바게뜨지회는 배제된 채 사측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사측은 아직도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 지회장이 결의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합의조차 이행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측을 규탄했다. “사측은 교섭노조[한국노총 소속]와 대화 잘 하니 합의서 이행이 잘 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합의서 만든 건 우리다. 사측은 강제적 단축 근무가 없다고 하는데 이곳에 온 조합원들이 증인이다.”

임종린 지회장이 “파리바게뜨에서 12년째 일했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잘 버틸 수 있다”고 결의를 밝히자 조합원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투쟁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지회의 오세윤 지회장도 연대 발언을 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이 용기를 내어 노조를 만든 것을 보며 우리도 노조를 만들 수 있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늘 연대하겠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풍물패와 함께 본사 주변을 행진하고 사측을 향해 합의서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해 사회적 합의의 주체인 정의당과 민주당에 공식 면담을 요청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다. 또한 직영매장 앞 1인 시위, 대시민 홍보전을 벌일 예정이다.

SPC 사측은 즉각 노동자들의 요구를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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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SPC본사 건물을 돌며 사회적 합의 이행 촉구와 함께 본사를 규탄하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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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이 본사를 향해 규탄의 함성을 외치고 있다 ⓒ조승진
서울 양재동 SPC본사 앞에서 세워진 천막 농성장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