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월 11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3차 본회의가 또 무산됐다. 지난 2차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위원 3인이 불참 기조를 유지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3월 6일 2차 본회의가 무산되자, 문성현 위원장은 경사노위 구성을 바꿔서라도 개악을 통과시킬 것을 시사했다. 오늘 박태주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아예 이렇게 말했다. “경사노위법에 따르면 합의가 반드시 본위원회를 거쳐야 효력을 발휘한다는 내용은 없다.”

즉, 의제별위원회 합의만으로도 경사노위 본회의 합의 효력을 가진다고 보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해석을 법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자문도 구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청년·여성 계층별 노동위원들을 개악의 들러리로 세우려다가 잘 안되자, 이제는 이들이 포함돼 있는 본회의 합의는 필요없다는 식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하여 문성현 위원장은 의제별위원회에서만 합의한 탄력근로제 확대안도 바로 국회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3월 내에 국회 본회의에서 탄력근로제 확대안이 다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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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밖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시도 등을 비판해 온 비정규직 단체들도 오늘 기자회견을 열어 경사노위가 발표한 입장을 비판했다.

김수억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는 이렇게 말했다. “청년·여성·비정규직 위원을 세워서 사회적 동의를 내세우더니 이제는 반드시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사항은 없다고 말한다. 자기 입으로 경사노위 본질이 뭔지 인정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22일 경사노위 본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계층별 노동위원 3인은 탄력근로제 확대 강행을 사회적 대화장에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경사노위는 노동 측에 개악을 강요하는 ‘답정너’ 기구였음이 드러났다.

3인 위원은 노동계와 정부·재계 사이에서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고 이런 현실에 좌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탄력근로제 확대가 합의되는 과정에서 계층 3대표는 아무런 개입도 할 수 없었고...오로지 표결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저희는 자괴감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3인 위원 성명 중)

지난해 문성현 위원장은 과거 노사정위 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며 경사노위에 노동계 인사들을 끌어들이려 했다. 그러나 계층별 노동위원들의 경우는 개악을 정당화할 들러리로만 쓸 생각을 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경사노위는 노동 개악 강요 기구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등 경사노위 발 노동 개악과 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실질적 파업을 즉각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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