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말부터 해군 3명이 동성 간 성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헌병과 군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2017년 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과 유죄 판결이 있은 지 2년 만이다.

이번에도 해군은 합의한 동성 간 성행위를 ‘추행’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을 이용해 성소수자 군인을 색출하고 있다.

이 사실을 처음 알린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그 과정은 이러했다.

성소수자 군인 A는 병영생활상담관을 찾아 성적 지향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다른 군인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고 말했다. 상담관은 이를 소속 부대 상관에게 보고했고, 곧이어 수사가 시작됐다. 상담하러 간 사람이 졸지에 범죄 혐의자가 된 것이다. 

이후 헌병은 A를 추궁하고 스마트폰을 뒤져서 성관계를 한 상대방(군인 B)을 알아냈고, B를 추궁하면서 또다시 성소수자 군인 C를 색출·입건했다.

수사 과정에서 헌병은 성소수자 군인들을 위축시켜서 자백을 받아내는 위법도 서슴지 않았다. 수사관들은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은 채 B와 C에게 대뜸 ‘성소수자냐’고 물어 당혹케 한 뒤 핸드폰을 압수했다. C는 사람이 많은 사무실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 

성소수자 군인들은 또한 ‘동성애자냐, 양성애자냐’, ‘성관계 포지션이 뭐였냐’, ‘사정은 했냐, 안 했냐’ 등 의 모욕적인 질문들을 받았다. 수사관들은 성소수자 군인들에게 게이 데이팅 앱을 사용해 보라고 시킨 후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얼마나 모욕감을 느끼고 위축됐을지 눈에 선하다.

2017년 육군 성소수자 색출 사건 때도 이런 비열한 짓들이 자행됐다.

불과 2년 만에 이런 경악스러운 수사가 반복된 데에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도 있다. 2017년 대선 기간, 문재인은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A대위가 재판을 앞둔 바로 그 순간에 말이다. 

2017년 성소수자 군인 처벌 중단, 동성애 처벌법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 촉구 시민사회 연석회의 기자회견 ⓒ이미진

성소수자 단체 등이 이에 항의하자, 문재인은 성소수자 색출 사건이 “반인권적 수사 절차”라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서 함정 수사 등이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는 헌재로 공을 떠넘겼다.

그러나 그조차 말뿐이었다는 게 머지않아 드러났다. 문재인이 임명한 국방부 장관 송영무는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에 분명히 반대했다. 성소수자 색출을 지시해 성소수자 단체 등에게서 사퇴 요구를 받은 육군참모총장 장준규와 함정 수사를 벌인 수사관들은 어떤 조사나 징계도 받지 않았다.

그래서 군 수사관들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마음껏 성소수자 군인 탄압에 나설 수 있었다. 

이번 사건이 보여 주듯 군형법 제92의6이 폐지되지 않는 한 성소수자 군인 색출 수사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성소수자 군인을 범죄자 취급하는 군형법 제92조의6은 폐지돼야 한다. 성폭력이냐 아니냐의 기준은 성관계 합의 여부이지 성적 지향이어서는 안 된다.

2017년에 육군 성소수자 군인 색출·처벌 사건 때, 많은 성소수자들이 이 사건을 보며 “나는 군대에 안 가도 범죄자, 가도 범죄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당시 피해자들 일부는 아직도 재판을 받고 있다. 그들은 2년이 지나도록 재판에 불려 다니며 진급 불이익, 낙인 등의 피해를 겪고 있다.

반면, 얼마 전 군사법원(2심)은 해군에서 직속 상관이 여성 성소수자에게 저지른 진짜 성폭력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저항이 없었다’, ‘피해자가 오해할 여지를 줬다’ 따위의 논리로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2017년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군형법 제92조의6 폐지 법안은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지조차 못 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과 헌법소원 평의를 계속 미루고 있다.

해군 당국은 성소수자 군인에 대한 모든 수사를 즉각 중단하고 처벌 시도를 멈춰야 한다. 군형법 제92조의6은 즉각 폐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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