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당일, 한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중연대·참여연대·통일연대·평통사·평화네트워크·평화여성회가 제안했다.

이 날 발표할 입장은 ‘미국의 대북 압박 반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및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 반대’ 등을 기조로 한 것으로 대체로는 부시 정부에 대한 경고와 노무현에 대한 촉구로 이뤄져 있다.

이는 노무현의 방미에 힘을 실어 주자는 식이었던 예전의 입장에 비하면 분명히 진일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시에 맞서 “자주적 평화외교의 전기를 마련”하라고 노무현에게 촉구하는 것이 자칫 노무현에 대한 헛된 기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노무현이 부시와 논쟁하러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아닌 바에야, 한미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옳다.

그럼에도 ‘다함께’는 이 날 입장 발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입장 발표를 제안한 단체들이 그 동안 반전 운동 건설에 앞장서 온 단체들이라는 점을 주로 고려했다. 이 날 발표할 입장 또한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 전략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다함께’의 반제국주의 정치와도 충분한 공통점이 있다.

정치적 원칙의 차이가 있는 다른 단체와도 ‘전쟁 반대’와 같은 구체적 쟁점에서 실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운동 건설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정치의 순수함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실천적 협력을 거부한다면, 혁명적 정치는 운동 내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