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등 돌봄전담사 노동자들이 3월 4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을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1전담사 1교실’ 운영(인력 충원)과 8시간 근무 전일제 보장을 주되게 요구하고 있다.

돌봄전담사 한 명이 많게는 80~100명의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현재 80명의 아이를 맡고 있다는 한 돌봄전담사는 이렇게 말했다.

“2012~13년 한 명이 아이 20명을 봤던 때가 좋았죠. 애들 눈 다 보고 얘기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왔니?’, ‘가라’ 이게 다입니다.”

노동자들은 4시간, 6시간으로 채용돼 있지만, 그 시간 안에 할 수 없는 업무를 감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8시간 전일제 보장 요구도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한 반에 아이가 50명이 있으면, 돌봄사는 그 모든 아이의 학원 차량 시간, 방과후 수업 등을 신경 써주면서 50명의 귀가 일지, 입실 기록 등도 작성해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6시간 안에 합니까?”

교육청 본관 농성장 3월 13일 이후 본관 교육감실 앞에서도 농성이 시작됐다. ⓒ교육공무직본부
교육청 동관 농성장 3월 4일 파업 이후 농성 조합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양효영

그런데도 대구교육청은 제대로 된 개선책은커녕 저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유지하는 안을 노동자들에게 내놓았을 뿐이다. 대구교육청은 1인 1교실과 8시간 전일제 전환은 절대 수용할 수 없고, 약간의 시간제 인력 증원과 4시간 전담사의 6시간 전환을 제시했다.

노동자들은 교육청의 안은 지금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내년엔 돌봄교실이 더 늘어나기 때문에 교육청 안대로 해도 여전히 1명의 돌봄전담사가 40명의 아이들을 봐야 한다. 한 노동자는 교육청의 안에 대해 이렇게 잘라 말했다. “우리 그 정도 받으려고 파업한 것 아닙니다. 끝까지 가야 합니다.”

"아이들의 눈을 맞추고 싶습니다" 농성장에 붙어 있는 메시지. 돌봄사들은 교사 1명이 80~100명에 달하는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기형적 구조를 바꾸라는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 ⓒ양효영
교육수도 무색하다! 농성장에 붙어 있는 메시지. 한 노동자는 "교육수도가 아니라 교육 하수도"라며 대구 교육청의 행태를 꼬집었다. ⓒ양효영

그래서 파업 노동자 100여 명은 3월 13일에 강은희 대구교육감의 결단을 요구하며 대구교육청 본관 교육감실 앞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그런데 대구교육청은 본관 농성 조합원의 이불과 식사, 물 반입도 막는 비인간적인 짓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의 파업이 교육적이지 않다며 비난하더니, 자기들은 파렴치한 짓을 벌인 것이다.

3월 13일, 강은희는 언론에 노동자들의 파업을 “더 이상 교육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비난했다. 강은희는 박근혜 정부 당시 여성부 장관 출신으로 친일과 군사독재를 미화한 국정교과서 추진에 앞장 서고, 2016년 기만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정당화하던 우파다.

그는 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층 유권자의 표를 확실하게 받고자 새누리당 당적을 밝혔다. 현재 선거법 위반[교육감 선거 후보자는 당적을 가질 수 없다]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았는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한 상태다.

어린 아이들의 안전과 보육엔 나 몰라라 하던 범법자 우파 교육감이, 양질의 돌봄서비스를 위해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을 비난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 때문에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 노동자들은 차디찬 대리석 바닥에서 우비와 신문지를 덮고 잘 수밖에 없었다. 매 식사시간마다 노동자들이 2~3시간 가량 항의하고 나서야 식사 반입을 허가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런 행태를 인권위에 고발했다.

이처럼 강은희 교육감은 학교 노동자들을 무시하고 있다. 대구교육청 본관 앞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70일이 넘게 천막 농성을 벌이며 투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식사와 이불 반입을 막은 대구교육청

3월 14일엔 ‘대구 돌봄 파업 지지를 위한 전국 연대의 밤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엔 전국에서 달려온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지역지부들과 대구지역의 노동·진보 단체들도 많이 참가했다.

교육청이 본관 출입을 봉쇄해서 본관 안과 밖에서 철문을 사이에 두고 집회를 해야만 했다. 노동자들은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면서 서로를 응원했다.

연대의 밤 집회 전국에서 온 교육공무직본부 노동자들과 지역 노동 단체 150여 명이 모여 지지와 연대를 보냈다. ⓒ양효영

첫 발언에 나선 정명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다음과 같이 투쟁 의지를 밝혔다. “아침밥까지 들여보내지 않는 대구교육청에 맞서 우리가 결사 투쟁을 해야 합니다. 전면적으로 붙어서 투쟁할 테니, 지역에서도 관심 가져주시고 힘을 많이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김영애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도 연대의 뜻을 밝혔다. “우리의 투쟁이 세상을 바꾸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고 절절히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돌봄 교실을 줘야 합니다.”

투쟁 기금 전달 순서가 되자 지역 노동조합과 단체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의 각 지역지부 10여 곳이 달려 나와서 소중한 연대의 마음을 건넸다.

3월 12일 파업 지지 성명을 발표한 전교조 대구지부에서도 연대 발언을 했다. 돌봄전담사들이 파업에 나서자, 학교 당국들은 돌봄 교실에 정교사와 특강 강사들을 투입해 파업 효과를 저하시키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에 전교조 교사들의 연대는 더욱 뜻 깊었다.

조성희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전교조 대구지부는 돌봄교사와 함께 정당한 교육을 이뤄낼 것을 결의했습니다. 이번 투쟁은 끝까지 해서라도 이겨내야 합니다. 강은희는 이 자리에 나와서 여러분들 앞에서 꿇어앉아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본관에 있는 천은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돌봄분과장과 전화 연결을 했다.

“우리는 아이들과 행복한 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을 내몰려고 합니다. 적당히 하라고 합니다. 그 시간에 행정업무를 하라고 합니다. 저희들은 아이들을 돌려 보낼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서 끝까지 투쟁합시다.”

이런 절절한 호소에 눈시울을 붉히는 조합원들도 있었다. 노동자들은 파업가를 함께 힘차게 부르며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대구지역 돌봄전담사 파업이 승리한다면 8시간 전일제 전환을 간절히 바라는 다른 지역 돌봄전담사들에게도 영감과 자신감을 줄 것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돌봄분과는 “전국의 돌봄전담사는 대구지역 돌봄전담사들이 파업 투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대구지역의] 돌봄교실 정상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국의 돌봄전담사들이 연대하여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철문에 가로막히다 대구 교육청은 본관 출입을 가로막고 있다. 바깥에 있는 조합원들이 본관 농성 조합원들에게 응원과 연대를 보내고 있다. ⓒ양효영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는 3월 21일에 공동 집중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성 노동자인 대구 돌봄전담사들은 추운 교육감실 앞 바닥에서 먹고 자면서도 투쟁을 승리하기 위해 높은 투지를 보여주고 있다. 파업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더 확산된다면, 당선 무효 위기에 몰린 강은희를 더욱 궁지로 몰아 양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대구교육청은 파업 지원을 위한 물품 반입 차단 등 반교육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위한 돌봄전담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즉각 수용하라.

차디찬 대리석 바닥 대구교육청이 물품 반입을 막아서 노동자들은 비닐과 박스를 덮고 잘 수 밖에 없었다. ⓒ교육공무직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