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등 돌봄전담사 노동자들이 오늘(3월 16일)로 12일째 무기한 전면 파업과 교육청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1전담사 1교실’을 위한 인력 충원과 시간제 근무의 8시간 전일제 보장을 요구한다. 

지난 수년간 쌓여 온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파업 대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구교육청 농성장에서 투쟁의 최전선에 있는 천은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초등돌봄분과장을 만났다.


애초 계획한 일주일을 넘어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만큼 돌봄전담사 선생님들의 불만과 울분이 컸던 건가요? 

돌봄교실은 2007년부터 생겼고 그때는 1인 1교실이었습니다. 아이도 20명 이내였고요. 그런데 2014년도에 돌봄교실이 확대됐습니다. 1교실이 2교실로, 3교실로 됐어요.

제가 있는 학교는 한 명이 아이 75명을 돌봅니다. 교실 수는 늘어났는데 돌봄 선생님은 뽑지 않는 겁니다. 교육청에게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일단 해보라’고만 했습니다. 2015년 8월 정책 토론회도 했는데, 시민단체와 전문가들도 이런 상황은 교육적으로도 아이들을 위한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교육청에선 계속 밀고 나가는 거예요. ‘기다려 달라’, ‘예산이 없다’면서요. 심지어 올해 돌봄교실이 더 많이 확대됐습니다. 그래서 2교실을 운영하던 학교가 지금 3교실, 3교실하던 학교가 이젠 4교실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교육청은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도 우리에게 하라고 했습니다. 연계형 돌봄교실은 3학년 이상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원래 교사가 담당합니다. 그런데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하다 보니까 대구 교육청은 아예 연계형 돌봄교실을 제대로 운영을 안 했던 거죠. 수요자가 있지만 수요가 없는 것처럼 해서 열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교육부가 진행한 연계형 돌봄교실 실태 조사에서 대구가 꼴찌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꼴찌라고 나오니까, 대구 교육청이 연계형 돌봄교실을 돌봄전담사에게 떠넘기기로 한 겁니다. 4시간 시간제 전담사 1명씩을 더 뽑아 주는 척하면서, 사실 교육청은 연계형도 떠맡기려고 한 겁니다.

우리는 그런 줄도 모르고 인원이 충원돼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연계형도 우리가 봐야 하는 상황이 온 거예요. 우리가 교육청에 면담을 하고 나서야 그제야 ‘시정하겠다’ 그랬어요.

이런 업무 과중 때문에 전담사 선생님들 중에 암으로 고통받는 분이 수십 명이 되고요. 이명과 이석증처럼 스트레스로 인한 병을 너무 많이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분도 한 분 계시고 암으로 돌아가신 분도 계십니다. 어떤 분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집에서 그만두라 해서 그만뒀더니 건강을 회복하셨어요.

이처럼 업무가 과중해지는데 교육청은 근본적으로 해결할 생각은 안 합니다. 다른 시도에서는 1 전담사 1 교실이고 아이들도 20명 이내거든요. 광역시 같은 경우는 8시간 전일제 전담사들도 있습니다. 똑같은 예산이 국고에서 내려오는데 대구만 불가능하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천은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돌봄분과장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교육청은 지금의 시간제 근무로도 돌봄교실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왜 8시간 전일제 전환 쟁취가 중요한지 말씀해 주세요.

지난 5년 동안 업무들이 점점 과중해졌습니다. 교실 2~3곳을 담당하면 출석부, 일지, 학부모 상담, 아이들 관리까지 교실 1곳 담당할 때보다 갑절 이상 늘어납니다. 전담사들이 너무 과로합니다. 거기다가 행정업무까지 야금야금 들어옵니다.

업무담당 교사가 있어야 하는데 없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면 전담사가 아이도 돌보면서 예산 관리, 강사료 지급도 모두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6시간 안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밖에 없고 업무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없어요.

아이들이 12시 반부터 온단 말이에요. 어떨 때는 5시~5시 반, 늦으면 6시까지도 돌봄교실에 있습니다. 늦게까지 있는 아이들의 숫자는 적지만, 숫자가 적다고 그 아이들을 내팽개칠 수 없습니다. 그 아이들이 있는 데서 청소를 할 수도 없습니다.

안 그래도 아이들을 일찍 못 데려와서 부모님들이 마음이 아픈데 아이가 있는 데서 청소까지 하는 걸 보면 민원이 제기가 되거든요. 저희들은 한 명이 있을 때나 두 명이 있을 때나 아이들을 데리고 책도 읽어 주고 같이 놀아줍니다.

그런데 학교와 교육청에서는 12~1시, 5~6시가 업무시간이라는 겁니다. 우리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12시부터 12시 반까지는 저희들 식사와 휴게시간입니다. 12시 반부터 아이들이 와요. 그러면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간식 받고 확인도 해야 하는 준비과정이 있어요.

그리고 5~6시에도 아이가 1명이라도 있을 수 있고, 뒷정리, 청소, 학부모 전화도 받느라 실제 상황에선 업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자꾸 업무를 하라는 겁니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특강 강사가 돌봄교실에서 수업을 하니까 돌봄사들을 더 충원할 순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교육청에선 특강 강사를 쓰니까 교육과 돌봄을 같이 겸한다면서 아주 교육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교육적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정규수업을 다 받고 자기들이 원하는 방과후 수업까지 받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돌봄교실 오면 또 특강을 들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쉬고 싶어합니다. 고학년 수험생이 아닙니다. 저학년인 1~2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수업 ‘뺑뺑이’를 돌리는 건 교육적이지 못한 거예요.

특강 강사 분들은 특강에 대한 전문가지만 그 시간에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선 돌봄교실에 담임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특강 선생님들도 이 분야의 전문가라서 특강을 제대로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돌봄사들이 부족하니까 우리가 해야 하는 일까지 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특강 수업으로 돌봄교실을 대체할 수 있다는 건 교육적인 게 아니라 어른들의 스케줄에 짜맞춰져 아이들이 투입되는 겁니다. 

다른 지역도 특강 선생님들을 씁니다. 전담사 한 분이 한 교실을 맡으면서 특강 선생님도 들어옵니다. 이렇게도 할 수 있는데 왜 대구는 할 수 없을까요? 그게 문제입니다.


인터뷰 직후 천은숙 분과장은 교육청과의 교섭에 참여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그러나 교섭 자리에서 대구교육청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교섭 후 집회에서 천은숙 분과장은 이렇게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우리는 아이들과 행복한 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아이들을 내몰려고 합니다. 적당히 하라고 합니다. 그 시간에 행정업무를 하라고 합니다. 저희들은 아이들을 돌려보낼 수 없습니다. 저희들은 교사이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서 끝까지 투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