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자동차 산업 위기 원인은 다른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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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영국 자동차 산업에서 나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1월에 재규어 랜드로버는 45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거의 영국에서이다.
2월에 혼다는 잉글랜드 남부 스윈던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 바로 3500명이 해고 위협에 처하고,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간접적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닛산도 잉글랜드 북동부 선덜랜드 공장에서 SUV 신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닛산은 3월 12일에는 선덜랜드 공장에서 인피니티 모델 두 종의 생산도 중단시켰다.
영국 자동차 생산은 2016년 이래로 줄곧 하락세였다. 신규 투자가 지난 5년 동안 90퍼센트 가까이 줄었다.
브렉시트가 여기에 미친 영향은 얼마나 될까? 유럽 지역을 담당하는 토요타 총괄 부사장 디디에 르로이는 ‘노 딜 브렉시트’* 상황은 토요타에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로이의 말은, 1980~1990년대에 영국 자동차 산업이 재건된 것은 주되게는 일본 기업들이 유럽단일시장에 접근하려 영국에 공장을 세운 덕이었던 사실을 반영한다.
‘노 딜 브렉시트’ 때문에
그러나 브렉시트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다. 2019년 2월 일본과 유럽연합 사이의 신규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됐다. 이 협정에 따르면, 2027년에는 유럽연합에 수입되는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조항은 영국에 기반을 둔 일본 자동차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정부가 강력히 요구해 협정에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일본 자동차 기업들은 유럽연합에 수출할 때 부딪힌 관세 장벽을 우회하려 영국에 투자했던 것이다. 조만간 일본 기업들은 유럽 시장에 판매할 자동차를 일본 국내에서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혼다와 닛산 모두 영국에서 하던 생산을 일본으로 돌리고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 전체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뜻이다. 일본 자동차 대기업들은 유럽 시장을 미국 시장이나 중국 시장보다 덜 중요하게 본다. 혼다는 터키 공장도 폐쇄하려 한다.
한편, 포드는 유럽에서 일자리 수천 개를 삭감하고 있다. 독일에서 일자리 5000개를 삭감했고, 영국에서도 적잖이 줄일 것이다. 이는 브렉시트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다.
수요
그보다 더 큰 힘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11월 제너럴모터스는 자사 공장 7곳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중 네 곳은 미국에 있는 공장들이다. 승용차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사륜구동의 수요는 늘고 있다. 이를 보면서 자동차 기업들은 경유차 중심으로 전환하면 더 까다로워진 이산화탄소 배출량
그러나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배출량 시험 결과를 조작한 추문은 경유차가 매우 유독한 매연과 미세 입자
이런 문제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업들이 받는 이런 압박들은 브렉시트와는 다른 드라마를 낳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사례는 카를로스 곤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이다. 레바논계 브라질인인 곤은 얼마 전까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이 연합체는 1990년대 말부터 성장했다. 이는 자동차 기업들이 재국유화와 합병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미쓰비시는 곤이 자기 뱃속에 채워 넣은 최신 전리품이었다.
그런데 2018년 11월 곤은 일본에 입국하던 중에 탈세 혐의로 느닷없이 체포됐다. 체포와 거의 동시에 닛산은 곤의 해고를 발표했다. 곤은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곤은 닛산 경영진의 “음모와 배신” 때문에 자신이 부당한 혐의를 뒤집어 썼다고 주장한다. 연합체에 속한 세 기업의 완전한 합병을 도모하는 자신의 계획을 저지하려고 닛산 경영진이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곤의 항변에 일말의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세계화 시대에조차 대기업들이 자국에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자동차 기업들이 직면한 경쟁적이고 불확실한 환경 때문에 야기되는 긴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브렉시트가 자동차 기업들이 공장 폐쇄 쪽으로 기우는 계기일 수 있지만, 주된 요인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