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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 베이루트의 선거 사기극

레바논 총선의 1차 투표는 중동 “민주주의의 새로운 여명” 뒤에 감춰진 진실을 드러냈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단지 27퍼센트만이 투표에 참가했고, 올해 초 시리아의 점령에 맞서 “백향목 혁명”을 이끌었다는 칭송을 받았던 정당들이 수도인 베이루트에서 의석을 나눠 가졌다.

암살당한 전 총리 라피크 하리리의 아들 사아드엣딘 하리리가 이끄는 정당이 의석을 휩쓸었다.

겉으로 보기에 이번 선거는 레바논 역사상 가장 잘 조직된 것처럼 보였다. 경찰들은 설치지 않았고, 투표소는 잘 준비돼 있었으며, 세계 언론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유럽연합은 1백50명의 참관인을 파견했다. 미국 대사는 “백향목 혁명”의 지도자들을 치하하기 위해 오찬을 베풀었다.

시리아는 선거에 거의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시리아의 정보 기구가 철수함에 따라, 일부 사람들은 레바논과 시리아 군대에게 억압받아 온 활동가들이 주장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떤 이들은 여성들이 선출되기를 바랐다.

레바논 지배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과 프랑스의 대사관들은 반시리아 야당 인사들이 하리리의 정당에 가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모임을 열었다.

이 정당에는 옛 군벌인 왈리드 줌블라트, 친(親) 이스라엘 군벌의 미망인인 솔랑헤 제마옐, 지난 3월 시위에서 무슬림들을 “바보들”이라고 불러 유명해진 기브란 투에니 같은 자들이 포함돼 있다.

하리리가 이끄는 정당의 후보 8명과 제마옐은 상대 후보들이 “협박에 의해 사퇴”한 뒤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했다. 제마옐은 이것이 “이방인에 맞서 함께 행진하자”라는 자신의 슬로건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 “행진” 때문에 “백향목 혁명” 이래 40명이나 되는 시리아 노동자들이 살해당했다.

나머지 10개 선거구에서도 경쟁은 거의 없었다. 서베이루트에서 3분의 1을 득표한 좌파 후보 나자프 와킴이 유일한 예외였다.

언론들은 하리리의 정당에 맞서 출마한 후보들을 라피크 하리리 암살의 공모자라고 비난했다. 계급과 종파에 따른 양극화가 극심한 나라에서 이러한 비난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표가 마감되고 몇 시간 뒤, 하리리와 줌블라트 지지자들이 와킴의 세속 정당인 ‘민중 운동’의 사무실에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몇 주 뒤에 결선투표가 있을 것이다. 베이루트의 선거 사기극이 전국 곳곳에서 반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