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들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정규직화를 쟁취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정규직화를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자회사를 강요하고 이것이 통하지 않자 정규직화를 아예 손 놓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현재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정규직 전환율이 0퍼센트라고 밝혔다.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규모는 약 5000명에 이른다. 민간위탁(장례식장, 식당, 콜센터 등)의 경우 개별 사용자들이 판단하도록 내맡겨 정규직화 논의가 시작될 조짐도 없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2018년 시작된 노사전문가 협의체 회의가 14차를 넘기도록 전혀 진척이 없다. 병원 측이 자회사 방안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 서울대병원 측 관리자들은 곧 병원장이 바뀔 것이라며 완전히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회사는 또 다른 용역일 뿐이라며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2018년 9월 28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철폐! 공공운수노조 총력 투쟁대회 ⓒ출처 의료연대본부

2017~2018년 보건의료노조와 정부는 공공병원TF에서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 소속 국립대병원에서도 파견용역직은 전혀 정규직화되지 않았다. 2018년에는 이 합의로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은 계약 만료 시점(대부분 2018년)에 직접고용 정규직화 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약속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서울대병원 측이 자회사 방안을 고집하자 다른 국립대병원들도 보조를 맞추며 시간만 끌고 있다.

얼마 전 보건의료노조가 주최한 국회토론회에서 정재범 부산대병원 지부장은 부산대병원이 자회사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아무런 진전이 없다. 병원은 ‘다른 국립대병원, 특히 서울대병원의 전환과정을 지켜보고 우리도 결정하면 좋겠다’더니 컨설팅 용역입찰공고를 냈다. 자회사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파견용역직 정규직화 합의 당시 보건의료노조는 표준임금제 방안에 합의해 노동조합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정작 정부와 병원 측은 그 합의조차 온전히 지킬 생각이 없었음이 드러난 것이다.(이 점에서 표준임금제 합의로 ‘자회사 방안을 막아냈다’는 보건의료노조 집행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국립대병원 사용자들이 교육부 지침이 없다며 나 몰라라 하는 상황에서 보건의료노조와 의료연대본부는 정부가 나서서 정규직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누더기가 된 1·2단계 공공부문 ‘정규직화’로 보나, 최근 가속화하는 문재인 정부의 우경화 행보로 보나, 실제 정규직화 여부는 투쟁에 달려 있을 것이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뿐 아니라 잘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 투쟁이 절실하다. 정부의 지회사 방침에 맞서 정규직화를 쟁취하려면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 차원의 연대 투쟁도 꼭 필요하다. 문재인에 대한 기층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현재 상황은 이런 투쟁을 조직하기에 그리 나쁘지 않다.

의료연대본부는 3월 28일 서울지부 집회를 시작으로 4월 교육부 앞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파견용역직뿐 아니라 민간위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정규직화도 요구하고 있다. 5월에는 산하 국립대병원 비정규직의 공동 파업도 계획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도 집단 조정신청 등 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두 노조는 현재 공동 투쟁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교육부 담당자(정기연 교육부 국립대학정책과 사무관)는 “현재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국립대병원은 모두 적자인 상태”라며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바람에 찬물을 끼얹으려 했다.

그러나 1년 넘도록 “희망 고문”을 당해온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이들의 노동 없이는 거대한 대학병원도 제대로 돌아갈 수 없다. 무엇보다 국립대병원이 수익을 내야 한다는 논리는 노동자들뿐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한국에서 가장 큰 공공병원인 국립대병원들은 ‘착한 적자’를 내야 마땅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할 책임이 있다.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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