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0일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의 제5차 제주 원정 집회가 열렸다. 4월 초 청문 결과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발표 일주일 여를 앞두고 열린 집회였다. 범국본이 주최하고 보건의료노조와 민주노총 제주본부가 주관한 이번 투쟁에는 6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집회가 끝난 뒤 제주시내를 행진하는 노동자들 ⓒ사진 제공 영리병원저지범국본

녹지국제병원 개원 시한을 넘기도록 진료를 시작하지 않았다. 제주도는 의료법에 따라 3월 4일 허가 취소 청문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3월 26일에는 비공개 청문회가 열렸다. 제주도는 그동안 사업계획서 비공개 등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행정으로 일관하더니 청문조차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16개 민주노총 지역본부장들과 함께 참여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겨울 동안 투쟁의 결과 영리병원 개원을 저지했다.”며 “제주도는 비공개 청문으로 꼼수를 부리지 말고 영리병원 철회해야 한다.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복지부와 국토부도 책임을 다했는지” 물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제주도까지 온 조합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내며 참가자들을 고무했다. “청문 절차가 진행되면서 녹지병원이 영리병원 허가의 법적 요건인 유사사업(병원사업) 경험이 전혀 없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리고 자신들은 병원사업을 할 의사도 없었는데 제주도와 국토부 산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등떠밀어서 녹지병원을 시작했다고 실토했다. 도민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여 온 원희룡 지사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 영리병원 취소를 결정하고, 공공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

녹지국제병원은 청문회에 낸 의견서에서 뻔뻔하게도 자신들은 병원사업 경험이 전혀 없다며 스스로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사업계획 승인을 요청했음을 실토했다. 병원사업 경험이 전혀 없어서 국내 의료기관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해외 의료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혀, 국내 의료기관의 영리병원 우회 진출 의혹도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제주도와 JDC가 자신들에게 영리병원을 강요한 것을 폭로하고자 함이었겠지만, 그동안 영리병원 반대 운동을 주도해 온 범국본의 주장이 옳았음을 증명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 위원장은 “5차 원정 투쟁이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며 “정부도 그동안 우리가 의혹을 제기했을 때 요지부동이었다”며 비판했다.

위법하게 사업계획 승인을 요청한 녹지병원이나 이를 승인해 준 보건복지부나, 공론조사 결과도 뭉개고 허가해 준 원희룡 지사 모두 어처구니 없는 족속들이다. 청문 결과는 당연히 허가 취소로 결정나야 한다.  

정부 여당은 얼마 전 제주 영리병원 문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정부 산하 공기업인 JDC가 여전히 영리병원을 추진해 온 상황에서 사실상 이는 영리병원 허용 입장이나 다름없다. 규제샌드박스법, 의료 규제 완화 3법 제정 등 박근혜를 이어 의료 영리화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답다.

청문 결과가 영리병원 취소로 나온다면 우리 운동의 통쾌한 승리다. 그러나 녹지병원이 제기한 지리한 행정소송은 여전히 남는다. 좀비처럼 영리병원 문제가 남게 될 수 있다. 그래서 영리병원 반대운동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영리병원 설립이 완전히 좌절될 때까지 투쟁해야 한다.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운동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의료 영리화 정책에 맞선 투쟁을 이어나가야 한다.

집회 후 참가자들은 녹지그룹 사옥까지 한 시간 가량 힘차게 행진했다. 제주도민들은 행진대열에 지지와 관심을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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