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육아종합지원센터(이하 남양주센터) 소속 어린이집 대체교사들이 전원 해고에 맞서 지난 2월 26일부터 한 달 넘게 남양주시청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남양주센터는 남양주시가 경복대학교에 민간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집 대체교사는 정부가 2009년부터 ‘대체교사 지원 사업’을 시작하면서 생겨난 공공부문 일자리이다. 어린이집에서 지원 신청을 하면 지역별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채용된 대체교사들이 연가, 교육, 병가 등으로 자리를 비운 보육교사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본다. 대체교사들은 “재충전 기회 부여 등 보육교사의 근로여건 개선에 기여”해 온(보건복지부 관계자) 소중한 존재다.

ⓒ김현옥

대체교사 일자리는 보건복지부가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상시·지속 업무이다. 그런데 남양주시와 남양주센터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온갖 꼼수를 부리고 있다. 11개월, 7개월 단기 계약을 할 뿐 아니라, 23개월 근속(비정규직 사용 기한 2년 제한)이 채워지면 노동자들을 해고해 왔다.

이런 고용 불안과 남양주센터장의 횡포를 견디다 못한 대체교사들은 지난해 8월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분회)을 만들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했다.

이진영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분회장은 그간의 고용 불안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선배 대체교사들이 23개월 근로계약에 대해 시청에 민원을 많이 넣었지만, 결국은 23개월이 되면 다 나간다. 센터도 민원을 넣지 말고 우리랑 얘기하자고 해 놓고는 다 해고한다. 이런 고용 불안 상태로는 일을 할 수가 없어 노조에 가입했다.”

노조의 요구에 지난해 10월 남양주센터장은 보건복지부 지침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무기계약직 전환에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뒤인 11월 30일, 대체교사 32명 전원에게 통지문을 통해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어린이집에 대체교사 지원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루 아침에 32명 전원을 해고한 것이다.

노조는 이에 즉각 항의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남양주시와 수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수탁자인 센터 고유의 운영 권한을 침해할 수 없다’며 나 몰라라 했다. 민주당 소속 남양주시장 조광환은 “시위하는 사람들과는 면담하지 않겠다”며 대화조차 거부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해고에 남양주시가 직접 관여했음이 관련 회의 문건을 통해 폭로된 바 있다. 해고 통지문 발송 3일 전인 지난해 11월 27일, 남양주시 보육정책과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회의에서 1월부터 4월까지 대체교사 지원 사업을 중단한다고 결정한 것이다!

남양주시와 남양주센터는 대체교사들을 2018년 12월 31일부로 전원 해고해 놓고는 올해 3월부터 사업을 재개하겠다며, 1월부터 신규 채용을 통해 11명을 채용했다. 그러나 신규 채용에 응시한 해고 조합원들(5명)은 경력과 우선 채용 자격까지 갖추었음에도 전원 탈락했다. 노조를 만들고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한 조합원들을 표적 탈락시킨 것이다.

그래서 조합원들은 32명 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2월 26일부터 천막농성과 함께 매일 남양주시청 앞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오아시스

농성 소식에 전국의 보육교사들이 응원과 연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선생님들은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시는 분들”, “꼭 계셔야 할 분들”. 그도 그럴 것이, 보육교사들에게 대체교사들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 교사들은 해야 할 일이 워낙 많다. 그래서 휴가를 쓰고 싶어도 원장이나 동료 교사들에게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6월 전북연구원이 발표한 ‘전라북도 보육교사 근로환경 실태 및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조사 대상 보육교사들이 사용한 휴가일 수는 (방학 포함) 7.84일에 그쳤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근속연수에 따른 법정 연차휴가일 수 16일의 절반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겠다며 2009년부터 정부는 ‘대체교사 지원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2018년 현재 전국적으로 대체교사 2036명을 채용했다. 문재인 정부는 올해 700명 추가 채용해 2022년까지 총 4800명을 확대·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올해 사업지침에서 이 사업을 ‘연중 계속’한다고 명시했다.

대체교사 지원 사업은 보건복지부가 지침과 예산을 총괄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사업수행 관리(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남양주시 사례에서 보듯, 대부분의 지자체가 육아종합지원센터를 민간에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핑계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수탁기관 등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대체교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회피해 왔다. 그러는 동안 대체교사들은 고용 불안과 부당한 처우에 고통 받아 왔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와 사회서비스의 국가 책임 강화를 약속했지만, 이는 누더기가 됐다. 특히 2월 말에 발표한 ‘공공부문 민간위탁 정책 추진방향’을 통해 사실상 공공부문 민간위탁의 정규직 전환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는 어린이집 대체교사 해고가 보여주듯, 민간위탁의 불안정한 고용 상태를 방치하겠다는 말일 뿐이다.

노동자들은 복직을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필자는 3월 28일에 전교조 구리남양주지회 동료 조합원들과 농성장을 지지 방문했었다. 이진영 분회장은 연대에 매우 고마워하며 “힘 내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시는 어린이집 대체교사 해고자 전원을 복직시키고, 직영으로 전환하라. 문재인 정부는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포기 방침을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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