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읽기 전에 “수십 년 만에 미국에서 좌파 정당이 떠오르다”를 읽으시오.

“여러분의 투쟁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노동자]투쟁의 일부입니다” UCLA 교직원 노동자 파업 집회에서 연설하는 버니 샌더스 ⓒ출처 Bay Area For Bernie

샌더스 선거운동은 ‘젊은’ 운동이다. 선거운동에 자원한 100만 명 중 약 40퍼센트가 이번에 처음 선거운동에 참여하는 청년들이다. 

지지층도 젊다. 하버드대학교 정치연구소(IOP)의 여론조사를 보면, 샌더스는 19~30세 청년층에서 2위 후보를 두 자리수 퍼센트포인트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민주사회주의’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청년층에서 특히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샌더스의 민주사회주의 공약은 청년 노동자들이 열광할 만한 광범한 사회개혁 과제와, 새롭게 부상한 운동들의 요구를 망라하고 있다.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 최저임금 인상으로 생활임금 성취,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모든 노동자에게 유급휴가·육아휴직 보장, 전국민 단일의료체계 확립, 이민 정책 대개혁, 기후변화 대응 등.

이런 요구들을 위로부터 개혁으로 성취하려 한다는 점에서 샌더스의 민주사회주의는 체제 변혁적 사회주의라기보다는 북유럽식 사회민주주의에 가깝다. 그 정도의 대규모 사회 변화를 이루려면 노동자 대중의 아래로부터 투쟁이 필수적일 것이다.

하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인 미국 정치 논쟁의 장에서 샌더스가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적잖은 영감을 준다. 게다가 샌더스의 선거 운동은 노동자 대중 운동들에 대한 지지를 넓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샌더스는 2016년 경선 당시 통신 노동자 파업에 연대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대변하려 했고, 이번에도 UCLA 교직원 노동자 파업 집회에 지지 방문해 연설하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SNS를 통해 대중에 전하는 등의 행보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샌더스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줄곧 반대해 왔고, 3월 14일 미국 상원에서 트럼프 정부의 예멘 전쟁 개입 중단 결의안이 통과하는 데 주도적 구실을 했다.

미국 민주당 주류는 샌더스에 맞설 간판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부통령 조셉 바이든이 대항마로 거론되는 까닭이다.

바이든은 민주당 6선 상원의원 출신으로 당내 주류 최고 거물 정치인이었다. 상원의원 시절 바이든은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까지 역임하는 등 미국의 대외 정책에 오랫동안 참여해 왔다. 그는 미국의 코소보 전쟁에 주도적으로 관여했고, 2003년 조지 W 부시 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으며, 아랍 혁명으로 쫓겨난 이집트의 전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를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미국 민주당 주류의 일각은, 바이든이 오랫동안 민주당 의존적이었던 미국 노총 AFL-CIO 지도부와 긴밀한 관계라는 점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도 보는 듯하다.

그러나 바이든이 출마하더라도 뼛속까지 친자본·친제국주의 지배계급 인사인 그가 새로운 급진화 물결에 부응할 리 만무하다. 이미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부통령 시절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미투’ 폭로가 두 건이나 나오기도 했다.

기득권층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부상한 샌더스는,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여러 난관을 거쳐야 할 것이다. 지난번 경선 때 샌더스는 ‘경선에서 누가 이기든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을 위해 애써야 한다’며 제국주의의 화신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주당 지도부 지지 수준에 그치기보다는 민주사회주의 열풍의 진정한 동력인 급진화 흐름을 온전히 대변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그린 뉴딜’ 법안이 상원 투표에 부쳐졌을 때 샌더스가 다른 민주당 의원들을 따라 기권표를 던진 것은 잘못이었다. ‘그린 뉴딜’은 민주사회주의당(DSA) 당원이자 민주당 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제출한 사회개혁 법안이었다.

좌파적 개혁주의 정당 민주사회주의당은 3월 22일에 샌더스 지지를 선언했다. 미국 노동계급의 변화 열망이 표현된 샌더스 열풍에서 민주사회주의당과 그 안의 급진좌파들이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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