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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의 국가 개념에 대한 나의 생각

지난 5월 29일에 있었던 맑스 꼬뮤날레 중 ‘자율적 맑스주의인가 고전적 맑스주의인가’ 논쟁은 내가 자율주의를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자율주의자들이 자본주의 국가 파괴와 노동자국가 수립이라는 마르크스주의의 전통으로부터 벗어나 국가로부터의 탈주라는 모호한 말을 사용하는 것은 국가 개념을 초역사적 지위에 올려놓고 그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국가는 역사 속에 존재한다. 지금 존재하는 국가는 자본가들 입김에 가장 취약한 ‘자본주의 기구’이다. 자율주의자들이 보고 환멸을 느꼈을 스탈린주의 국가들 또한 관료들의 이해를 대변했다.

소련 시절 관료들과 현재 러시아 자본가들과의 놀라운 연관성이 그것을 증명하는데, 소위 ‘사회주의’ 시절의 소련 국가기구와 지금 러시아 국가기구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세우려는 노동자 국가는 이런 자본주의 국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1917년 갓 탄생한 노동자 국가는 혁명을 말살하려는 제국들 사이에서 완전히 색다른 선택을 한다.

제국적 압력에 대해 자본주의 국가는 군비증강으로 맞섰지만 신생 소비에트 러시아는 모든 식민지를 포기하고 전 세계 노동계급에게 호소하는 길을 택했다. 이런 호소와 경제위기가 겹쳐 1917년 직후에는 전 세계 곳곳에서 혁명이 발생한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이다.

오늘날 급진화하는 많은 사람들이 남한 국가권력과 당에 비관해서 자율주의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권력은 타락하기 마련이지’라는 종교적인 투의 메시지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있었나?’라는 역사적이고 구체적인 분석과 그것을 변혁하려는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