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밤 12시 1분, 레이테크코리아 여성 노동자들 휴대폰에 문자 수신 알림이 울렸다. 임태수 사장이 보낸 해고 통지 문자였다. 해고 문자에는 “안녕히 가시”라는 문자가 찍혔다. 레이테크 노동자들은 그렇게 해고 통지 첫째 날을 맞았다.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807호 레이테크 작업장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노동자들은 문 앞에 항의 서한을 붙이고, 르메이에르 빌당 앞에서 레이테크 규탄 집회를 열었다. 

“0시 1분 문자 해고” 굳게 닫힌 문 위에 노동자들의 항의 메시지가 붙어 있다 ⓒ김무석

“속이 답답합니다. 저만 그런 것이 아니고 19명 조합원 모두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0시 1분 19명 여성노동자들에게 정리 해고한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이제 문자도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합니다. 안녕히 가시랍니다. 이런 상황에 안녕히 갈 수 있겠습니까?

“[임태수 사장은] 작년 2월부터 1년 넘게 임금을 체불하고 있습니다. 여성 노동자들, 가정 주부고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들 뒷바라지도 못 하고 당장 먹고사는 데 문제가 생깁니다. 35세 젊은 사장이 50대 여성 노동자들에게 반말, 막말을 합니다. 성희롱적 발언, 폭언에 폭행에 오랜 세월 동안 많이 울고 억울한 일도 많았습니다. 배치전환을 하겠다고 포장업무만 했던 여성 노동자들에게 무거운 보따리 들고 영업일을 하라고 합니다. 배치전환 부당하다고 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러자] 임태수 사장은 중앙노동위원회 판결 12시간 만에 배치전환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회사 사장이면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됩니까? 월급을 주는 사장이면 아무리 부당한 걸 시켜도 아무리 막말을 해도 ‘예, 예’ 하고 허리를 굽혀야 하는 것입니까? 레이테크 임태수 사장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왜 여성 노동자들이 이런 일을 당해야 합니까? 부당한 일에 부당하다고 하면 임태수 사장은 징계를 주겠다고 합니다. 무조건 순종하라고 합니다. 이래라 해도 순종, 저래라 해도 순종. 우리가 이 회사 다니면서 죄지었습니까?”

레이테크 포장부 팀장이기도 한 이필자 수석대의원의 발언엔 울분이 가득히 묻어났다.

실제로 임태수 사장은 조합원들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사장은 고용인으로서 명령권자이고 여러분은 피고용인으로서 명령에 순종하셔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명령에 순종하고 지시에 복종하기 싫으신 분은 회사를 떠나면 됩니다.”

임태수 사장은 노동자들을 노예로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외치듯이 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레이테크는 여전히 스티커를 생산하고, 포장하는 일도 하고 있다. 임태수 사장은 수익을 내려면 포장 업무를 외주화해야 하고, 단순 업무는 정규직 사원들이 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어떤 업무도 정규직이 하면 안 될 일은 없다. 오히려 저임금에 고용도 불안정한 비정규직이야말로 사라져야 한다.

따라서 레이테크 여성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고 있을 뿐 아니라, 여성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것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노동자들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아이들이 이런 세상에서 일하게 둘 수 없기 때문에”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

고용노동청은 부당전환배치 판결 직후 임태수 사장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한 것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어려움은 찾아 나서서 해결해 주려는 정부가 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내린 결정이 잘 집행되도록 하는 노력조차 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1년 넘게 체불된 임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임태수에게는 벌금을 매겨도 별일이 아닐 수 있지만, 노동자들에게 임금 체불의 고통이 훨씬 크다.

문재인 정부는 임태수를 즉각 처벌하고, 노동자들의 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부당 해고 철회하라” 레이테크 여성 노동자들이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무석